검찰, 한국복합물류 취업청탁 의혹 노영민·김현미 기소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한국복합물류 취업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한국복합물류 취업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CJ대한통운 계열사인 한국복합물류에 취업을 청탁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이승학)는 23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0년 한국복합물류 상근고문으로 취업하는 과정에서 노 전 실장 등이 외압을 행사했다고 결론 내리고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에서 인사비서관을 지낸 권모씨와, 국토부 운영지원과장이었던 전모씨도 함께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한국복합물류는 CJ대한통운의 계열사로 민간 회사이지만,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국토교통부 소유 부지에서 화물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국토부에 관리·감독 및 행정제재 등의 권한이 있어 회사 운영 과정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이 전 사무부총장이 취업한 상근고문 자리는 관례적으로 국토부에서 추천을 해 왔다고 한다.

검찰은 이같은 구조를 활용해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이 한국복합물류측에 이 전 사무부총장 채용을 압박했다고 판단했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낙선한 뒤 4개월이 지난 그해 8월 한국복합물류 상근고문에 채용됐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총선 낙선 후 노 전 실장을 만났는데, 만남 직후 “실장님 찬스 뿐”이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2020년 8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한국복합물류 상근고문으로 총 1억356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한국복합물류 취업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한국복합물류 취업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검찰은 그간 한국복합물류와 국토교통부 등을 압수수색해 이 전 사무부총장 취업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엔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메시지 내용과 그간 조사 내용 등을 근거로 이 전 부총장과 노 전 실장 간에 취업 청탁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국가기관의 민간기업에 대한 관리·감독 및 행정제재 권한 등의 영향력을 이용해 민간기업으로 하여금 정치권 인사 등을 고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범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