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LG전자는 연결 매출이 전년 대비 6.6% 증가한 87조728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22년(82조5215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LG전자 측은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생활가전과 B2B(기업 간 거래) 성장의 한 축을 맡은 전장 사업이 각각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연간 최대 매출액 달성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실제 TV를 제외한 생활가전(H&A) 매출은 2년 연속 30조원을 돌파했고,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10조6205억원의 매출을 올려 2년 연속 10조원대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봐도 ‘상고하저’ 흐름이 뚜렷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35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7% 줄었다. 연결 자회사인 LG이노텍의 실적(2478억원)을 제외하면 LG전자의 4분기 영업실적은 마이너스 1139억원(양사간 내부거래 제외)으로 뚝 떨어진다. TV를 제외한 생활가전·전장 등 모든 사업부가 적자를 냈다.
LG전자는 이날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전망과 관련해 “하반기에 가전 시장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가전 구독 사업을 태국·인도 등으로 확대하고 올레드(OLED)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점, 트럼프 2기 정부 집권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된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무역 적자국인 중국이나 멕시코, 베트남, 한국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은 한 제품을 여러 생산지에서 대응할 수 있는 스윙 생산체제를 확대하고, 비용 경쟁력 기반으로 최적의 생산지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관세 인상 수준이 본질적인 공급망 구조 변화를 필요로 한다면 생산지 이전 및 기존 생산지별 캐파(생산 능력) 조정 등 보다 적극적인 전략 변화까지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