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명 개인정보 中 알리페이 넘긴 카카오페이‧애플…과징금 83억원

지난해 7월 카카오페이가 서울 광진구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카카오페이가 서울 광진구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 연합뉴스

고객 개인정보를 중국 알리페이에 넘긴 카카오페이와 애플페이가 총 83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카카오‧애플페이가 국외로 전송한 건수는 500억 건이 넘는다. 이용자 수로 따지면 4000만 명에 달한다.

23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국외 이전 규정 위반 혐의로 카카오페이에 과징금 59억6800만원, 애플에 과징금 24억500만원과 과태료 22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카카오페이가 고객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알리페이에 넘겼다는 언론 보도(중앙일보 2024년 8월 13일자) 직후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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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542억건 무단 전송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애플 앱스토어 결제를 위해 관련 정보를 애플에 전송했는데, 이때 중계 업무를 맡은 곳이 알리페이였다.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국외로 이전하려면 당사자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다. 

카카오페이는 2018년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까지 알리페이에 이용자 개인정보를 계속해서 전송했다. 알리페이로 전송된 개인정보는 총 542억 건에 달한다. 중복 인원을 제외하고도 40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의 각종 정보가 알리페이에 넘어갔다.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카카오페이 가입일, 충전 잔고, 최근 1주일간 결제‧송금 건수 등이다.

카카오페이 전체 이용자 중 애플에 결제 수단을 등록한 이용자는 20% 미만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이들을 포함한 모든 이용자의 정보를 알리페이에 전송했다. 애초 아이폰 등 애플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안드로이드 이용자 정보까지 모두 포함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애플 역시 정보 국외 이전 내용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혐의가 확인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승재 조사3팀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승재 조사3팀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페이는 개인정보위의 과징금 처분에 이어 금융당국 제재도 받을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개인정보위에 앞서 카카오페이의 개인정보 무단 이전을 조사했고, 조만간 제재 결과가 나온다. 전승재 개인정보위 조사3팀장은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가 자신의 수탁자라서 관리‧감독 과실은 있더라도 위법성 정도가 가볍다고 항변했지만, 그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 처분은 국외 이전에만 한정되고 데이터 무단 제공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조만간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는 입장문을 내고 “애플 앱스토어 결제와 관련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정중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안전한 결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라는 점과 그 처리 근거를 성실히 소명했으나, 이런 결과를 맞게 되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