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항소심 선고가 이르면 3월 나온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 심리로 23일 오후 열린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서 재판부는 “2월 매주 수요일 오후 공판기일을 열고, 이르면 26일 결심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통상 결심 공판 한 달 뒤에 선고기일이 잡히는 점을 고려하면 3월에 항소심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 대표 측은 증인 13명을 요청하고, 10개 기관에 문서송부촉탁 신청 및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고려하고 있다. 재판부는 “문서송부촉탁을 전부 기다리면서 증인신문을 계속 미룰 순 없고, 서증조사와 증인신문은 그대로 병행해야 한다”며 “소송지연 우려가 아주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채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재판부가 결심 공판 시기를 미리 언급한 것은 선거법의 ‘6·3·3 강행규정’(1심 재판은 6개월 이내, 2심과 3심은 각 3개월 이내 선고)을 최대한 지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재판부는 3월까지 새로운 사건을 배당받지 않고 이 대표 사건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1심에서 이 대표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잃는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 받았을 때는 5년간, 징역형이 확정됐을 땐 향후 10년 간 선거에 나갈 수 없다.

짙은 남색 정장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법원에 등장한 이 대표는 재판 초반 재판부가 말을 걸 때마다 벌떡 일어나며 대답하는 등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재판 내내 재판부가 있는 쪽을 향해 몸을 돌려 앉았고, 중간중간 자료를 뒤적이며 열심히 들여다봤다. 재판부가 기일 진행 계획을 고지할 때에는 살짝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1심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한 이 대표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고 한 발언도 유죄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발언의 배경‧경위‧내용을 살펴보면 공적‧사적 교유행위를 부인한 거라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또 상당히 다수에게 전파되고 동종전과도 있으며, 후보자 본인 범행인 등 가중요소는 많고 감경 요소는 단 하나도 없어, 1심에서 구형한 것과 같이 징역 2년이 선고돼야 한다”고 항소이유를 설명했다


반면에 이 대표 측은 “원심이 유죄 판단한 부분도 사실오인이며, 국회 증언감정법상 흠결 있는 기소”라고 반박했다. 특히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백현동 개발은 국토부 압박에 따른 것’이라는 발언과 관련,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 중 잘못된 것을 바로잡은 것 뿐, 오세훈 시장의 발언이 오히려 허위사실공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