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줄고 착공 지지부진...‘째깍째깍’ 다가오는 주택 공급 대란

서울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 연합뉴스

올 하반기부터 주택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며 시장 불안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정국 불안과 건설 경기 불황 등으로 공급 대란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1년 고점으로 인허가 물량 지속 감소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인 인·허가 물량은 2021년을 고점(58만3737가구)으로 지난해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인·허가 실적(11월 말 기준)은 27만3121가구로 전년(33만1263가구) 대비 17.6% 줄었다. 2021년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착공 물량은 지난해 회복세를 보였지만 예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1~11월 주택 착공 물량(23만9894건)은 2014~23년 연평균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캡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캡처

올해 전국 공동주택 입주물량 20% 줄어  

김성환 건산연 연구위원은 “착공에서 준공까지 평균 3년 내지 3년 반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2년부터 나타난 착공 물량 감소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준공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입주 물량도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입주 예상 물량은 28만9244가구로 전년(36만4058가구) 대비 20.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 부족 현상 당분간 지속될 것”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도 비슷한 전망을 했다. 연구원은 “올해부터 공급 부족 현실화에 따른 시장 불안 요인이 확대할 것”이라며 “주택 건설 시차를 고려할 때 공급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대내 불확실성 영향으로 향후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규제 강화에 따른 수요 위축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공급 부족으로 신규 입주 물량이 줄면서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LH토지주택연구원 보고서 캡처

LH토지주택연구원 보고서 캡처

단기간 내 착공 증가 쉽지 않아 

문제는 단기간에 주택 공급을 늘릴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토지비·건축비 등 개발원가 상승,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 둔화, 재무 실적 악화 등으로 건설업계의 신규 사업 추진 여력이 악화하면서 단기간 내 착공 증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국 불안 이어지면 공급 우려 커질 전망  

특히 수도권 아파트 공급 물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추진이 지연되는 곳이 늘면서 공급 확대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손정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정국 불안으로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 추진이 약화될 수 있다"며 "향후 정책 동력의 회복이 확인할 때까지 주택 매수 심리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정책도 입법 추진이 지연될 수 있어 수도권 등 대기 수요가 많은 지역의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질 전망"이라고 했다.  

김성환 연구위원은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다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국토교통부 등은 경제정책 방향 수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하반기 독립적인 전략 수립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