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더워지면 더 '핑핑' 돈다…난청 부른 이 질환, 완치도 어렵다

서울 한 대학병원 내 이비인후과 외래 병동이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 한 대학병원 내 이비인후과 외래 병동이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우상조 기자

 
갑자기 머리가 어질어질한 순간이 있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갈 수 있지만, 다른 질병이 어지럼증을 유발하곤 한다. 대표적인 원인이 귓속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이석증·메니에르병·전정신경염이다. 3대 귀 질환에 대한 정보를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도움말 바탕으로 정리했다.

이석증은 귓속 이석기관에 있어야 할 이석이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에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고,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자세를 바꿀 때 이석도 움직이면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식이다. 다만 증상이 매우 짧고, 움직이지 않으면 어지럼증도 사라진다.

발병 원인은 확인된 게 없다. 다만 중장년 여성에 많이 발생해 비타민D 부족, 골다공증, 혈액순환 차질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석증 치료 시엔 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위치로 이석을 옮기는 치환술을 쓴다. 이를 받은 환자 95%는 증상이 호전된다.

어지럼증 유발하는 귀 질환 3개 관련 정보. 자료 강동경희대병원

어지럼증 유발하는 귀 질환 3개 관련 정보. 자료 강동경희대병원

 
메니에르병은 귓속 소리를 담당하는 달팽이관, 균형을 맡는 세반고리관에 각각 있는 내임파액 증가로 귓속 압력이 높아져 발생한다. 이석증과 달리 몸을 고정해도 증상은 사라지지 않는다. 난청·이명 등을 동반한 어지럼증이 짧게는 20분, 길면 3~4시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병의 원인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자가면역질환 등과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계절을 타는 병인데, 겨울보단 무더운 여름에 많이 생긴다. 만성질환이라 완치하기 어렵다. 이뇨제로 내임파액을 조절하면서 증상을 완화하는 식이다. 메니에르병과 이석증은 재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전정신경염은 몸의 평형을 감지하는 귓속 기관인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가 함께 나타난다. 한 번 어지럼증이 시작되면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전정신경에 문제가 생기다 보니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워 염증이 생긴 쪽으로 기울어지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이 나아지고, 증상도 완화되는 편이다.

전정신경염은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생긴다. 30~50대에 많이 나타나고, 환절기 감기 유행기에 발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초기 증상이 센 만큼 진정억제제 등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이들 3개 귀 질환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이 필수다. 특히 이석증 환자는 어지럼증 때문에 야외활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지만, 햇빛을 받아야 비타민D가 흡수돼 재발률도 낮출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카페인·술·담배·소금 및 스트레스를 멀리해야 한다. 전정신경염은 감염성인 만큼 스트레스·피로 관리로 면역력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변 교수는 “어지럼증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일단 증상이 발생하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