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MBC 내로남불…故 오요안나와 가족에 2차 가해"

2022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 당시 MBC 직장 동료가 "네가 (방송)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어"라는 등 정신적 학대를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 tvN 방송화면 캡처

2022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 당시 MBC 직장 동료가 "네가 (방송)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어"라는 등 정신적 학대를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 tvN 방송화면 캡처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가 사망 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MBC가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MBC가 진영논리를 펼치며 책임을 회피하는 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30일 SNS에 "작년 9월에 세상을 떠난 오씨 유족이 가해자인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며 "고인이 회사에 신고한 적 없어서 조치할 수 없었다는 주장은 무책임하다"고 MBC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어 "약자인 프리랜서 근로자가 회사에 신고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데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밀고 있다"면서 "고인의 죽음 이후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사, 조치가 없었던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특히 MBC가 이 사건에 '정치적 논리'를 씌워 물타기 한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을 MBC 흔들기라며 언론탄압처럼 호도하는 것은 고인을 모독하고 유족에 상처 주는 2차 가해"라며 "뉴스로 수많은 직장 내 괴롭힘을 비판했던 MBC가 스스로는 진영 논리로 책임을 회피한다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앞서 MBC는 오씨의 사망이 알려진 뒤 여론이 악화되자 27일 입장문을 냈다. MBC는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관리자에게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오씨 유족은 가해자로 지목된 MBC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회사를 향해서도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오씨의 지인은 이날 SNS에 "야 가해자, 쇼를 해라 쇼를"이라며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가해자 A씨는 지난해 9월 오씨가 숨진 직후 자신의 SNS에 "나 착한 것 같고 착하게 사는 것 같은데 전생에 내가 뭘 크게 잘못한 건가"라고 썼다. 이에 오씨 지인은 A씨의 글을 정리해 올리면서 "니가 죽인 후배의 죽음은 마음이 안 아파?", "그래서 니 입을 놀려서 우리 언니 죽였니. 이 정도면 사이코패스"라고 분노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