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정몽규 현 회장 등 3명의 후보는 그대로 자격을 유지한다. 새로 꾸려진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3일 오후 첫 회의를 열고 4시간에 걸쳐 논의한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는 당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선거를 하루 앞두고 허 후보의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 결정이 나면서 연기됐다.
축구협회는 법원이 지적한 절차적 문제를 보완해 지난달 23일에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선거운영위원들이 공정성 논란 속에 전원 사퇴하면서 무산됐다. 축구협회는 새 선거운영위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11명의 위원 중 10명을 외부 위원으로 구성했다. 선거운영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신 3명, 법조계 3명, 학계 2명, 언론인 3명으로 구성됐다. 또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역임한 박영수 위원이 호선을 통해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구체적인 일정은 8일 열릴 회의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선거운영위는 26일 치르는 선거를 '재선거'가 아닌 '선거의 재개'로 규정했다. 따라서 후보자 등록부터 다시 검토하지는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는데, 이에 불복해온 축구협회는 최근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축구협회 정관상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정몽규 회장은 중징계를 받으면 이번 선거의 후보로 나설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가 행정소송의 확정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로 정 회장에 대한 징계 결정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선거운영위도 정 회장의 후보 자격을 사실상 인정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번 선거 후보 3인의 자격이 그대로 유지됐다. 선거운영위는 "(선거 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린) 법원도 선거 절차 과정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며 "이번 절차가 후보자 등록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재선거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선거운영위는 또 지난 2일까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선거인을 추첨하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3주간 회원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왔다. 선거운영위는 회장 선거가 26일로 잡힌 데 대해서는 "선거인 명부 작성, 선거운동 기간 등은 물론 선거인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 지도자, 심판들이 참가할 수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등 경기 일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