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05/cc476fcb-b52f-4335-bcee-3f0bad85f87d.jpg)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이 계열사 영풍정밀을 통해 영풍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MBK파트너스·영풍 측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영풍 지분 3.59%를 보유한 영풍정밀은 5일 “다음 달 열리는 영풍 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비롯해 현물 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안으로 상정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영풍정밀은 지난 3일 이런 내용의 주주제안을 영풍 측에 전달했으며, 11일까지 수용 여부 회신이 없을 경우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영풍정밀은 주주제안의 배경으로 영풍의 실적 부진과 반복되는 환경오염 및 안전 문제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영풍의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노조원들이 지난달 23일 오전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진행되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영풍과 MBK파트너스 규탄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05/45cae640-0de5-46b3-b31b-b18427082df5.jpg)
고려아연 노조원들이 지난달 23일 오전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진행되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영풍과 MBK파트너스 규탄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장형진 고문 가족 등 장씨 일가가 영풍 지분 52.65%를 보유한 가운데, 소수 주주가 추천하는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켜 영풍의 경영 활동을 견제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해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엔 최대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3% 룰’이 적용돼 장씨 일가의 의결권이 급감한다. 소액주주 등이 찬성하면 집중투표제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MBK파트너스·영풍은 최 회장 측에 대한 공격과 영풍에 대한 방어를 동시에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영풍 측은 주주제안에 대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동주의펀드 머스트자산운용도 영풍에 사외이사 후보 3인에 대한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머스트운용은 영풍 지분을 3% 이상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 측과 머스트운용은 사전 교감이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향후 양측이 연합전선을 구축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