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SF 영화보다 초현실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2019년 영화 '기생충' 개봉 이후 6년 만에 신작 '미키 17'로 돌아온 봉 감독은 지난 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최근의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어이없고 충격적이었다"며 이같이 답했다.
봉 감독은 "저 초등학교 4~5학년 때가 1979~1980년,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던 그 시기였다"며 "아련하지만 계엄령에 관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후로 40여년의 세월이 지났는데 제 생애에서 그걸 다시 한번 맞닥뜨릴 줄 상상도 못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같이 일했던 '미키 17' 해외 배우들과 프로듀서들도 당황스러웠는지 저한테 '괜찮냐',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문자랑 e메일로 많이 물었다"면서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가 이번 주 몇 위를 했냐는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계엄령이 나오니 당혹스러웠다"고 전했다.
계엄 당일 집에 있었다는 봉 감독은 "갑자기 친구들에게 문자가 왔다"며 "처음에는 현실감이 없었다"라고도 언급했다.
봉 감독의 첫 할리우드 영화인 '미키 17'은 오는 28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얼음으로 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된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로버트 패틴슨이 임무 수행 중 죽을 때마다 폐기처분 됐다가 복제 인간으로 되살아나는 주인공 미키 역을 맡았다. 17번째 미키가 죽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날 갑자기 18번째 미키를 맞닥뜨리며 내용이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