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신추시 TSMC 본사 앞에 걸린 대만 국기가 이 회사 사기와 함께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0/ac9370bd-a17e-4640-8ad9-1fa3769ccb77.jpg)
대만 신추시 TSMC 본사 앞에 걸린 대만 국기가 이 회사 사기와 함께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TSMC는 10일부터 이틀간 미국 애리조나주 TSMC 공장 단지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가동을 시작한 1공장과 건설 중인 2개 공장에 이어 추가 신규 건설안과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계획을 함께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현지 생산 능력을 확대해 관세 부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TSMC가 애플과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현지 주문량이 미국 생산라인 확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16일 TSMC 실적 발표회에서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부문에서 강력한 수요와 최종 IT 기기 시장 회복에 힘입어서 올해는 전년 대비 10% 이상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삼성전자 역시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며, 인근 테일러에 370억달러(약 53조6700억원)를 투자해 신규 공장도 건설 중이다. 하지만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격적인 투자에 부담이 따르는 상황이다. 첨단 공정 부문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아직 합류하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 지급 재검토를 시사한 것도 걸림돌이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을 토대로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보조금이 일부라도 축소될 경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선 투자 규모를 조정해야 할 수 있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엄격한 환경 규제로 인한 비싼 생산단가를 상쇄할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이를 흡수할 수요마저 충분하지 않다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