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1/aed89818-bd90-4d9b-a7d2-711adb486df9.jpg)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 연기 발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토요일(15일) 정오까지 모든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을 취소해야 한다"며 "(인질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는 내 의견이며, 이스라엘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하마스는 15일로 예정된 인질 석방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성명에서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된다"며 "이스라엘은 난민들의 가자지구 북부 귀환을 지연시키고 포격과 총격을 멈추지 않았으며, 가자로 향하는 인도적 지원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19일 발효된 '휴전 1단계'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 33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기로 했다. 지금까지 총 16명의 인질이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휴전 협상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남은 인질들의 석방과 '휴전 2단계' 논의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하마스의 이번 발표가 트럼프의 '가자 구상'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에 따라 가자지구에 임시 주택을 지원해 난민을 보호하라는 유엔(UN)과 카타르 등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이 6만 채의 이동식 주택과 20만 개의 텐트 지원을 막고, 파괴된 건물들의 잔해를 청소하기 위한 중장비의 출입도 차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가자 구상을 지지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귀환을 방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휴전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의 한 당국자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으로 인해 휴전 협상에 대한 미국의 보장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며 "중재자들은 미국이 협상 의사를 밝힐 때까지 회담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트럼프 "난민 수용 안 하면 원조 중단"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1/a6e47348-d3d2-4004-92f0-e3d036a5b02b.jpg)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트럼프는 가자 인수 계획이 "미래를 위한 부동산 개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그들을 위한 영구적인 장소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약 200만 명의 가자 주민을 이집트·요르단 등 주변국에 영구 정착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당국들은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날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트럼프의 계획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반대 의견을 전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압데라티 장관이 루비오 장관을 만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재건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1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회담을 갖고 난민 수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