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미국’ 금리 인하 러시
![정근영 디자이너](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1/b42be2ef-7ec7-40ca-8214-88d8999478e3.jpg)
정근영 디자이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격과 맞물려 미국으로의 수출이 많은 나라를 중심으로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은 7일 기준금리를 0.25% 내린 6.25%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인도가 기준금리를 내린 건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산자이 말호트라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성장 지원 필요성을 이유로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 수출의 5분의 1이 미국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마찰이 발생할 경우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고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6일 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멕시코는 0.5%포인트 내렸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역시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9·10·12월 세 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내린 데 이어 지난달까지 정책금리를 하향 조정하면서 4회 연속으로 인하했다.
관세 폭탄의 여파가 경제성장률 둔화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게 EU‧영국‧캐나다‧인도 중앙은행 등의 우려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과 관련해 “글로벌 무역 마찰이 심화하면 유로존 수출이 위축되고, 이는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금 금리 인하를 중단해야 하는 시점을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밝히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Fed는 신중론…강달러 부추겨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1/77091dcb-3eb1-4037-8b9d-5e0fa86f0bd7.jpg)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비 미국’으로 나뉜 각자도생 통화정책은 달러 강세에 기름을 붓는 요인이다.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미국으로 돈이 쏠리고, 달러 수요가 늘어난 데 따라 달러값도 같이 오르기 때문이다. 관세 분쟁으로 인한 국제 정세 불안도 안전자산인 달러의 값어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결정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하락(환율은 상승)한 1452.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중간에 낀 한국은행 ‘고차방정식’ 마주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관세 여파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마냥 미루기도 어렵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경기가 둔화세에 있던 국가들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며 “한국도 내수 침체 등이 이어지고 있어 금리 인하를 선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