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감도 들겠네”…노후 실손 가입 연령 90세까지 높인다

70세가 넘는 고령층도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4월부터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에 들 수 있는 최대 연령을 90세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고령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원래 노후 실손보험은 75세,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70세까지만 계약이 가능했다. 이번에 가입 연령이 올라가면서 동시에 보장 기간도 늘어난다. 기존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 보장 기간은 100세까지였지만, 이제 110세까지로 길어진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일반 실손보험과는 별개의 상품이다. 노후 실손보험은 통상 50~65세 고령층만 가입할 수 있다. 일반 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보험금 우선 공제 금액이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고액인 의료비까지 보장해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병력자 실손보험도 일반 실손보험과 달리 최소 자기 부담금이 있고 의료비 자기 부담률도 높다. 대신 일반 실손보험보다 가입 심사 항목을 줄여서(18개→6개) 과거 질병 이력이 있어도 보험에 들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고혈압·당뇨 같은 고령층이 많이 걸리는 만성질환이 있어도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이 노년층에 특화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가입 가능 연령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노령층의 실손보험 가입률은 70대 38.1%, 80세 이상 4.4%로 전체 평균(70%)에 크게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의료비가 많이 드는 초고령층이 보험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가입 연령이 높아지고 보장 기간이 길어진 새로운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올해 4월부터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나 다이렉트 채널, 보험 설계사를 통해서 모두 계약이 가능하다. 기존에 이미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으로 보장 연령이 110세까지로 높아진다.  


초고령층까지 가입을 허용하면서 실효성은 높아졌지만, 보험료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령이 높을수록 병원을 이용하는 횟수와 금액이 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해당 보험 상품의 손해율이 올라가 보험료 인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연령이 높아지면 부담하는 보험료도 올라가는 구조다. 기존 70세 이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70세를 넘은 가입자들의 유입으로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