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국내 급식 업계 2위인 아워홈 인수 방안을 확정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1일 아워홈 지분 58.62%(약 1338만주)를 8695억원 가량(주당 6만5000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기업 가치는 약 1조5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인수 대상은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미현 아워홈 회장 등이 보유한 주식이다. 1차로 총 발행 주식의 50.62%에 해당하는 7508억원을 인수하고, 나머지 8%(1187억원)는 추후 별도 합의한 기간에 제3를 통해 취득한다. 주식 양수 예정 일자는 4월 29일이다. 

한화 측은 인수를 위한 법인으로 우리집에프앤비(가칭)를 설립하기로 했다. 한화호텔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우리집에프앤비가 계약 당사자 지위를 이전받는 식이다. 자금은 호텔이 2500억원을 대고(출자), 재무적 투자자(FI) 출자금 및 인수금융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한화호텔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00억 정도다. 한화호텔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아워홈 인수를 확정 지었다. 2020년 급식사업부문(현 푸디스트)을 매각했던 한화는 업계 2위인 아워홈을 인수하면 5년만에 급식사업에 재진출하게 된다. 

 

이번 인수는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이끌었다. 김동선 부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푸드테크 설립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 등 최근 서장하고 있는 식품 산업을 공략해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며“한화 유통 서비스부문과의 시너지로 식품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워홈은 2000년 고(故) 구자학 회장에 의해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설립됐다. 구자학 회장 이후 후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4남매간 경영권을 분쟁을 겪었다. 그러다 지난해 장녀 구미현 회장과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손을 잡으며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잃었고, 매각이 본격화했다. 

한화가 아워홈 인수를 결정했지만 변수는 있다. 아워홈에 애정이 큰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분 20.67%를 보유하고 있는데, 매각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오빠와 언니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법원에 인수를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