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파월 의장 "美 경제 강하다…금리 인하 서두를 이유 없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다음 달 18~19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였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파월 “미국 경제 여전히 강하다”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에 더는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제 상황과 물가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기준금리 수준(연 4.25~4.5%)이 높지 않다는 의미의 발언이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은 2% 장기 목표에 가까워졌다지만 다소 높다”며 “정책적 억제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노동시장이 예상치 못하게 악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빨리 떨어지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를 인하하기엔 섣부르다는 판단과 함께 향후 통계 지표에 따라 조정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한 질의엔 “Fed의 일이 아니라 선출된 사람들의 일”이라며 직접적인 평가를 피했다.

비트코인만 하락세 

Fed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이날 매파적 기조를 명확히 했다. 시장에선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이미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8%, S&P500(0.03%) 등은 소폭 상승하면서 마감했고, 나스닥은 0.36%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9만8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파월 의장 발언 직후 급락하면서 한때 9만4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9만5000달러대로 회복하긴 했지만 10만6000달러를 넘어섰던 지난달 22일과 비교하면 1만 달러 이상 낮은 가격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기대한 전략적 자산 비축 등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금리 동결 전망에 따른 실망감도 상대적으로 컸다는 풀이가 나온다.  

물가 전망치 부합 땐 동결 가능성 ↑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에 시선이 모인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지난해 12월과 같은 2.9%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다.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이보다 높을 경우 3월 FOMC에서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 쐐기를 박을 예정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원 의회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 내용이나 수위는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강조한 만큼 1월 CPI가 Fed의 예상 금리 경로를 전망하는 데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