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장보고기지 1월 최고 8.1도 기록…역대 1월 중 가장 높아"

 

2025년 1월15일 촬영된 극지연구소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주변의 모습. 기지 주변은 1월에 기온이 8.1도까지 올라가, 역대 1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예년보다 눈이 녹은 지역이 더 많이 보인다는 게 극지연구소의 설명이다. 사진 극지연구소

2025년 1월15일 촬영된 극지연구소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주변의 모습. 기지 주변은 1월에 기온이 8.1도까지 올라가, 역대 1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예년보다 눈이 녹은 지역이 더 많이 보인다는 게 극지연구소의 설명이다. 사진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는 14일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관측한 기온이 지난달 8.1도까지 올라 역대 1월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전 1월 최고 기온은 지난 2021년의 6.7도다.

또 지난달 일 최고 기온이 7도를 웃돈 일수는 나흘이었고 1월 한 달간 평균 기온 역시 역대 최고였던 2020년 12월과 같은 영하 0.3도를 기록했다. 

장보고기지는 남반구에 위치해 우리와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에 12~1월이 여름철에 해당하고 일 년 중 가장 따뜻하다.

극지연구소는 "여름철 맑은 날씨가 지속한 데 따른 지표면 가열과 적은 적설량, 바람이 산을 넘으면서 뜨거워지는 '푄 현상'을 동반한 강풍으로 지난달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2018년에 이어 7년 만에 다시 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지현 제12차 월동연구대 총무는 "기지 영내와 주변에 쌓인 눈이 예전 근무 당시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눈이 빠른 속도로 녹아 곳곳에 물이 고이는 현상이 자주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극지연구소 최태진 박사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기지에서 관측한 기상 자료를 분석해, 남극 로스해 대기순환의 변화가 기지에 푄 현상을 동반하는 강풍 발생 빈도 증가에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겨울철 기온이 지속해서 상승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편 장보고기지의 최고 기온은 지난 2022년 3월 18일에 관측된 8.8도이다. 당시 남극해 동쪽에 고온성 열파가 발생하면서 동남극 일부 지역에서 평년 대비 기온이 30~40도 상승하는 이상고온현상이 나타났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최근 단기간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며 "기후 변화 대응 등 주어진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보고기지는 11년 전인 2014년 2월 12일 동남극 테라노바만에 문을 열었다. 서남극 지역에 자리 잡은 세종과학기지에 이어 건설된 우리나라의 두 번째 남극 과학기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