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음식점.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4/04b82683-ea7e-4e09-b904-2d22335a7f22.jpg)
미국의 한 음식점. AFP=연합뉴스
PPI는 도매가격을 가지고 산출한 물가 지수다. 이 때문에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영향을 준다. 앞서 12일 공개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전월 대비 0.5%)였다. 시장 예상치(2.9%ㆍ0.3%)를 뛰어넘었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동시에 뛰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지만, 시장은 공포에 빠지지 않았다. 개인소비지출(PCE) 산출 과정에 들어가는 일부 품목의 가격(PPI 기준)이 오히려 큰 폭으로 내리면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PCE는 Fed가 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다.
실제 PPI 중 의료 진료비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고, 국내 항공료(-0.3%)ㆍ중개서비스(-2.2%) 가격도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6%까지 갔던 포트폴리오 관리 비용 상승률도 지난달(0.4%)엔 둔화했다. 리서치 기업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수석 연구원은 “Fed가 선호하는 PCE에 반영되는 구성 요소(의 가격 움직임)는 전반적으로 매우 온건했다”고 평가했다.
생산자ㆍ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끈 주요 품목의 가격 오름세가 일시적이란 지적도 함께 나왔다. 지난달 PPI 중 식료품 가격은 전월 대비 1.1% 오르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는 미국 내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계란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전월 대비 4.4%)한 영향이 크다. 같은 이유로 지난달 CPI에서도 식료품 가격이 전월 대비 0.4% 올랐다. 또 CPI 상승세를 이끈 주거비와 교통 서비스 물가 상승은 최근 발생한 LA 산불 화재로 임대료와 자동차 보험료가 오른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물가 재상승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9%포인트 하락한 4.53%를 기록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0.77%), 나스닥 종합(1.5%) 등 미국 주요 증시 역시 상승하며 마감했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일부 품목이 여전히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지표가 확실히 꺾이지 않는다면, Fed의 고금리 정책은 계속될 수 있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물가 반등은 변동성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나오지만, 그 기저에는 여전히 견조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