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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동 담당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사우디로 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뒤 대면 회담 계획과 관련해 "아마도 사우디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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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만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원인이 '나토 가입 시도'라면서 "러시아가 종전 협상에서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뮌헨 안보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국 지위를 의제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 의사를 내비쳤다.
이렇다 보니 '미군 배치'와 '우크라이나 희토류 지분의 50% 인수' 맞교환이 성사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도 기본적으로 여기(희토류 지분 인수)에 동의한다"고 했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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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 패널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 우크라 평화 협상 참여할까…美는 '반대'
미국과 우크라이나 양측은 평화 협상에 유럽이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키스 켈로그 미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15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협상 테이블에 유럽도 포함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외신은 "미국이 트럼프 주도로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도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그 외 모든 건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국가들도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유럽 정상들을 파리로 초청해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정상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초청받았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 러시아와의 평화 합의를 돕는 방안 등을 구상 중인데 이를 포함해 최근 미국 발(發)로 불거진 '유럽 패싱' 논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친(親) 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와 다소 결이 다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뮌헨안보회의 패널 토론 모두발언에서 "종전 협상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무력 침공하면 우크라이나의 나토 자동 가입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