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좋아한다고 왕따"…동급생 강요에 투신한 멕시코 여중생

멕시코 K팝 팬 따돌림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포스터. 사진 방탄소년단(BTS)·이민호 팬클럽 '프로메사스 미노스 아미'

멕시코 K팝 팬 따돌림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포스터. 사진 방탄소년단(BTS)·이민호 팬클럽 '프로메사스 미노스 아미'

 
한류 붐이 강한 국가 중 하나인 멕시코에서 한 여중생이 K팝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동급생에게 따돌림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교육·수사당국은 경위 조사에 나섰고, 현지 한류 팬클럽은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검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멕시코시티 이스타팔라파 지역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13세 여학생이 3층 높이에서 급우들의 강요에 못 이겨 1층으로 몸을 던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파티마 사발라라는 이름의 이 학생은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멕시코시티 검찰은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지만 파티마의 투신 경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파티마가 평소 동급생에게 괴롭힘 피해를 보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파티마 부모는 따돌림의 주요 원인으로 '파티마가 평소 K팝을 즐겨 들으며 한국 문화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파티마 친구들도 비슷한 취지의 목격담을 검찰 등에 진술했다. 

멕시코시티 검찰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피해 학생의 아버지가 지난 7일 정식으로 학교폭력 등 의혹 사건 접수한 데 따라 즉시 수사를 개시했다"며 "학교폭력의 경우 그 결과가 심각할 수 있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철저한 조사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시티 교육 당국은 파티마 사건이 학교폭력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교육부는 이 학교에서 지난 6일 이후 최근까지 몇 차례에 걸쳐 전교생 340여명을 대상으로 한 또래 간 폭력 예방 워크숍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티마 사건은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현지 한류 팬클럽은 '파티마를 위한 정의'(#JusticeForFatima)라는 해시태그를 전파하며 이번 사건 가해자의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도 파티마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학교폭력 반대 움직임에 연대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