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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공휴게소(광주방향)에 설치된 한화로보틱스의 조리로봇이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사진 한화로보틱스
농·식품산업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푸드테크가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관련 로봇 시장이 빠르게 커가고 있다. 특히 야간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 온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조리·서빙·바리스타 로봇 등이 대거 투입되며 전국 휴게소가 푸드테크 경연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휴게소에 진출한 로봇 조리사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7월 수동휴게소(포천 방면)를 시작으로 여산휴게소(천안 방면), 진영휴게소(순천 방면) 등 전국 6개 휴게소에 조리 로봇을 보급하고 있다. 논공휴게소 관계자는 “야간에 휴게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고 휴게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운영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안산휴게소 식당에서 무인 자동화 조리 로봇웍이 중국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사진 풀무원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자회사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영동고속도로 안산휴게소(인천·강릉방향) 식당에는 조리사도 바리스타도 모두 로봇이다. 중국요리 매장에는 중식 요리사의 손동작을 학습한 ‘로봇웍’ 2대가 볶음밥, 마라탕 등 8개의 요리를 만든다. 로봇 조리사 1대는 1시간 동안 약 25인분의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
이곳에 있는 탐앤탐스에서는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한다. 키오스크로 아메리카노와 라떼 중 원하는 음료를 선택하면 1분만에 커피를 내려준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직접 운영 중인 전국 25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미래형 휴게소 기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도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인천방향)에 24시간 가동하는 로봇셰프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전국 거점 휴게소에 로봇 조리사·바리스타·서버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외식·로봇제조업체 ‘윈윈’

메가MGC커피 건대스타점에 설치된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에스프레소가 담긴 잔을 집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안산휴게소에서도 이 로봇 바리스타가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만들어준다. 사진 두산로보틱스
외식업체는 인건비 걱정 없이 균일한 식품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 도입을 환영하고 있다. 특히 차량이 없으면 진입하기 힘든데다 24시간 운영되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이 같은 로봇 서비스 적용에 적극적이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푸드테크 사업 확장을 앞두고 국내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 중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은 지난해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바꾸고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와 함께 식음 관련 협동 로봇과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우동, 파스타, 잔치국수 등 20종 이상의 면요리를 만들 수 있는 누들로봇, 컵을 꽂으면 맥주를 채워주는 맥주로봇 등을 제조해 국내뿐 아니라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롯데GRS는 로봇 개발 스타트업 에니아이와 협업해 햄버거 패티를 조리 로봇 ‘알파그릴’, 튀김류를 조리하는 ‘보글봇’ 등을 개발해 롯데리아 점포에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은 2027년 3425억달러(약 457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병찬 한화로보틱스 대표는 “산업현장에 주로 투입됐던 협동 로봇이 이제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며 “앞으로도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다양한 로봇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