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 밀어낸 ‘우수 한파’…서울 체감 -13도 ‘뚝’, 주말까지 춥다

 전국의 아침 기온이 다시 영하권으로 떨어진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전국의 아침 기온이 다시 영하권으로 떨어진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비가 내리고 싹이 트는 절기인 우수(雨水·18일)를 앞두고 전국의 기온이 급락하면서 계절이 봄에서 겨울로 다시 물러섰다. 이번 추위는 주말까지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전국의 기온이 대부분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주말 사이 포근한 날씨를 보였던 서울은 아침 최저기온이 -2도를 기록했고, 체감온도는 -6.2도까지 내려갔다. 강원과 경북 일부 지역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 모레 ‘체감 -13도’추위 절정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우수인 18일에는 기온 하강과 강풍이 겹치면서 추위가 더 매서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내일(18일)부터 경기 동부와 충북, 전북 동부, 경북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10도 내외로 낮아지면서 한파특보가 확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며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으니 급격한 기온변화로 인한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 역시 18일 -5도와 19일 -7도로 기온이 점점 내려가겠고, 체감온도는 각각 -10도와 -13도를 기록하면서 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위는 주말까지 길게 이어지겠고, 다음 주 초가 돼서야 다시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주말까지 긴 추위, 왜?

이번 추위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서고동저(서쪽의 고기압과 동쪽의 저기압)’ 기압계가 형성되면서 발생했다. 북서풍을 타고 북쪽의 냉기가 내려오는 통로가 열린 것이다. 


여기에 동서 흐름이 막힌 탓에 찬 공기가 한반도를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추위가 일주일 이상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 초인 입춘(立春)에 찾아왔던 한파보다는 강도가 약해 한파 특보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기압계가 정체된 가운데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형태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는 이번 주 내내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제주시 한림공원에 봄꽃인 홍매화와 수선화가 활짝 피어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뉴시스

14일 오전 제주시 한림공원에 봄꽃인 홍매화와 수선화가 활짝 피어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뉴시스

이달 동안 추위가 길게 이어지면서 봄꽃 개화 시기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귀포기상관측소에서 계절관측용 매화가 개화했다. 평년보다는 사흘 빨랐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23일이나 늦었다. 매화는 추위가 사그라질 때 꽃을 피워 ‘봄의 전령사’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