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시작되면 연말 美물가 2%P 더 뛸 것"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모두 현실화 하면 미국이 강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대표 소매업체 월마트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자사 상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모두 현실화 하면 미국이 강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대표 소매업체 월마트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자사 상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 관세가 전면 실행되면 올해 말 미국 소비자물가를 2%포인트가량 더 끌어올릴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2%)의 2배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을 재확인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관세보다 훨씬 더 가혹한 부가가치세(VAT) 시스템을 사용하는 나라들을 (대미) 관세를 가진 나라와 비슷하게 여길 것"이라고 썼다.

한국은 물론 유럽·일본 등 대부분 국가는 부가가치세 시스템을 갖고 있어, 미국의 거의 모든 무역 상대국이 해당한다.


미국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애시워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상호)관세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기준에 다른 국가가 미국의 수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뿐만 아니라 부가세도 포함될 것"이라고 봤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는 16일(현지시간), 애시워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평균 2.6%(무역 규모 가중치 기준)인 데 비해 대미 무역 규모 상위 15개국은 미국의 수출품에 대해 평균 6.7%의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여기에 부가가치세 효과까지 더한 상호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에 수입되는 상품은 인도산의 경우 29%, 브라질산은 28%, 유럽연합(EU)산은 25%, 멕시코산은 23%, 캐나다산은 19%의 관세를 각각 물게 된다.

애시워스는 트럼프의 계획대로 이를 모두 관세의 형태로 반영하게 되면, 미국에 수입되는 상품의 평균 관세율이 지금의 3% 미만에서 약 20%로 오르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영향이 올해 말 미국 소비자물가를 약 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의 대표적인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현재 상태에서 관세가 모두 부가되면 올해 말 PCE 상승률이 4.6%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일부 전문가는 관세 인상분이 소비자 가격에 전부 전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뱅크 이코노미스트 저스틴 웨이드너는 미국의 수입 회사들이 관세 인상분의 절반가량을 흡수하고 나머지 절반을 소비자가격에 전가할 것이라는 게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봤다. 이 경우 관세로 인한 추가 물가 상승 압력은 1%포인트가 된다.

그럼에도 미국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 게리 허프바우어는 상호 관세가 현실이 되면 "미국 경제에 커다란 충격이 될 것이며,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