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녹스에 금 아직 있나" 머스크, 美 금 보유고 조사 시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11일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11일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미 정부 곳곳의 돈 낭비를 파헤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정부 금 보유고 조사에 나설 생각이다.

 
머스크는 17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포트 녹스에서 금을 찾고 있다”라며 “포트 녹스에서 금이 도난당하지 않았는지 누가 확인하느냐. 그 금은 미국 대중의 것이다. 우리는 금이 거기에 아직 있는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여러 차례 포트 녹스에 들어가려고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마이크 리(공화당·유타) 상원의원 게시물도 공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X를 통해 미국 정부 금 보유고 조사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머스크 X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X를 통해 미국 정부 금 보유고 조사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머스크 X 캡처

포트 녹스는 켄터키주(州)에 있는 육군 기지 명칭이다. 하지만 재무부가 운영하는 인근의 금 보유고도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이곳은 외부 접근이 엄격히 제한되고 의회 등을 통한 연례 감사도 받지 않는다.

이에 미국에선 금이 포트 녹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음모론이 제기돼 왔다. 1974년 이 같은 소문 검증을 위해 의회 대표단과 기자들이 포트 녹스를 찾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켄터키 주지사, 의회 대표단과 함께 포트 녹스를 방문해 금의 존재를 확인했다.


 

미국 켄터키주에 위치한 미 재무부 금 보유고. 흔히 포트 녹스라고 불린다. 사진 위키피디아

미국 켄터키주에 위치한 미 재무부 금 보유고. 흔히 포트 녹스라고 불린다. 사진 위키피디아

공화당 일부 의원들도 머스크와 뜻을 함께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이날 폭스뉴스에 DOGE가 포트 녹스를 감사하라고 촉구했다. 폴 의원은 “어떤 사람들은 포트 녹스를 매번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햇살이 많을수록 좋고 투명성이 높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금 보유량은 2024년 말 현재 8100t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중 포트 녹스에만 절반이 넘는 4580t(약 1억4730만 온스)의 금이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가인 온스 당 약 2900달러를 적용하면 4250억 달러(약 613조원)의 가치가 있다.

 

테슬라 중고차 판매 급증…머스크 반감 탓?

지난 15일 미국 조지아주 디케이터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에서 시민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활동하는 것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5일 미국 조지아주 디케이터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에서 시민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활동하는 것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편 미국에서 테슬라 중고차 매물이 1년 전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이 보도했다. 중고차 거래 사이트 콕스오토트레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 사이트에 등록된 테슬라 중고차는 평균 1만1300대다. 전년 같은 기간(8800대)보다 28% 늘었다.

CNN은 DOGE 수장인 머스크에 대한 일부 소비자의 반감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봤다. 스탠더드앤푸어스 글로벌 모빌리티는 지난 4차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 ‘블루 스테이트’ 지역에선 테슬라 차량 소유자가 다시 테슬라 신차를 구매하는 재구매 비율이 2023년 4분기 72%에서 지난해 4분기 65%로 7%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레드 스테이트’에서는 같은 기간 재구매 비율이 0.6%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자동차는 소비자가 구매를 신중하게 고려하는 만큼,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테슬라 판매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콕스 측은 테슬라 중고차 매물 급증엔 2021년 팬데믹 이후 테슬라 신차 판매가 급증한 후 3년이 지나 교체 수요가 일어난 영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