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폭풍에 새파란 증시…전문가 "나쁘지 않다" 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532.78)보다 0.15% 내린 2528.92에, 코스닥은 0.81% 내린 737.90에 마감했다. 뉴시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532.78)보다 0.15% 내린 2528.92에, 코스닥은 0.81% 내린 737.90에 마감했다. 뉴시스

국내 증시가 ‘트럼프 발(發)’ 충격파에도 하락·상승을 반복하며 바닥을 다지고 있다. 각종 악재 속에 내성을 키워나간 국내 증시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지난달 28일)보다 0.15% 내린 2528.9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장 내내 약세를 보이다가 0.81%내린 737.9에 마감했다.

‘관세 협박’ 강행…글로벌 불안감 커져

국내 증시에 1차 충격파가 미친 건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4일부터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그간 미국의 ‘관세 협박’이 협상 수단에 그칠 거라 기대해온 시장의 기대가 꺾인 것이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8% 내린 4만3191.2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6% 내린 5849.72에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8.81%), TSMC(-4.19%) 등 국내 대형주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기술주도 줄줄이 크게 하락했다.

한국 증시의 상대적인 선방에 대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동일한 악재를 반복적으로 경험할수록 면역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미국발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증시도 하락과 되돌림을 반복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경기 성적도 저조…경기악화 불안감 확산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경기 분위기 판단에 중요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50.9)보다 둔화한 50.3으로 나타나는 등 경기 둔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3~4월 경제지표 악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지금으로선 나빠진다는 전망이 많은데, 나스닥 등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흔들릴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PMI가 부진하긴 했지만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는 다소 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4~5일 열릴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증시의) 단기적 등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미국 기침에 韓시장 몸살? “나쁘지 않을수도”

증권가에선 여전히 국내증시의 중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이 많다. 중국 양회, 미국·유로존 PMI 및 미국 고용지표 발표,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결정 등 주요 변수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경우 3월 중순 예정된 탄핵심판 선고 이후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외국인 매매가 활발해질 것이다. 상반기 중 ‘코스피 3000’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양회와 관련해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양회 이후) 국내 엔터·미디어·화장품 등 중국 관련주에 상승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파행으로 유럽의 국방비 지출이 확대돼, 방산·조선주가 ‘국장의 구원투수’가 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노이즈’와 관련해 국내 조선·방산주가 단기적으로 ‘비를 피하는 우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1.6원 오른(환율하락) 1461.8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체거래소 개장…주식거래 오전 8시~오후 8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빌딩에서 열린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에서 참석자들이 시황판을 보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장진영 기자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빌딩에서 열린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에서 참석자들이 시황판을 보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장진영 기자

한편 이날 국내 첫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가 개장식을 열고, 롯데쇼핑·제일기획·코오롱인더 등 10개 종목에 대한 거래를 시작했다. 김학수 NXT 대표는 “투자자에게 더 좋은 투자 환경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이고 신속한 거래 체결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투자자에게 가장 큰 변화는 거래시간이 현행 6시간30분(오전 9시~오후 3시30분)에서 12시간(오전 8시~오후 8시)으로 길어진다는 점이다. 수수료도 한국거래소보다 20~40% 낮아진다. NXT는 정규시장(메인마켓 오전 9시~오후 3시30분)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30분~8시)을 운영한다. 거래 종목은 이달 말 800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