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와 말싸움' 美부통령 "비공개 대화하려 했지만 트럼프가 공개하자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폭스뉴스 캡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폭스뉴스 캡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개 말싸움을 벌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준비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전화를 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젤렌스키를 겨냥해 "(미국에) 존중이 부족하고 일종의 특권의식이 있었다"고 언쟁한 이유를 밝혔다.

보수 성향의 매체 폭스뉴스는 3일(현지시간) 밴스 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밴스는 두 국가 정상 간의 대화가 어떻게 악화됐는지, 러시아 종전을 향한 협상 의지 등을 밝혔다.

밴스는 지난달 27일 정상회담 상황에 대해 "나는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면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외교가 중요하다는 내 발언에 젤렌스키가 격양됐다"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는) 존중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특권의식(sense of entitlement)이 있었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평화 협상에 참여할 의지가 부족했다"고 했다.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회담 당시 측면에 앉아 있던 밴스는 "(종전협상) 외교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가 젤렌스키의 반박을 들었다. 젤렌스키는 "푸틴의 러시아과 2019년에 협정도 체결했지만 침략을 막지 못했다. JD 당신이 말하는 외교가 무엇인가"라며 흥분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두 사람의 말이 꼬리를 물며 분위기가 고조됐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합세해 2대 1로 젤렌스키를 공격하는 양상이었다. 이에 대해 밴스는 "대화를 비공개로 진행하려 했으나 트럼프가 공개를 원했다"면서 "트럼프는 '아니, 비공개로 하지 않겠다. 이 대화를 미국 국민들이 볼 수 있게 공개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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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는 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책임도 젤렌스키에게 돌렸다. 그는 "젤렌스키가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하든 상관하지 않는다"며 "그는 트럼프가 미국의 정책이라고 말한 평화 과정에 참여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살육을 멈추고 싶어한다. 젤렌스키는 물론 푸틴도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하고 그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태도 변화에 따라 다시 종전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밴스는 "젤렌스키가 진지하게 평화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 백악관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준비됐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전화를 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밴스는 "이 상황을 계속할 수는 없다. 우크라이나 시민의 생명도 중요하고, 미국의 돈과 포탄도 무한정 지원될 수 없다"면서 "유일한 현실적인 대책은 트럼프의 정책"이라면서 미국의 군사지원보다 우크라이나 현지에 미국이 소유한 광물 채굴 시설 등 경제 기반이 갖춰지면 푸틴이 다시 침공하지 못할 거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