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 국기. AP=연합뉴스
중국 재정부는 이날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 명의로 닭고기·밀·옥수수·면화 등 29개 품목에 15%의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또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 등 총 711개 품목에 대해서는 10%의 관세를 부과한다.
재정부는 현재 적용되는 관세율에 더해 해당 관세를 부과한다며 현재 보세 및 세금 감면 정책은 변경되지 않으며 추가 관세는 감면 또는 면제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추가 관세는 오는 10일부터 부과하며 10일 이전에 출발지에서 출하되어 오는 4월 12일 사이에 수입되는 물품은 부과되지 않는다.
이날 중국의 보복은 옥수수와 대두 등 미국의 주요 농산물 생산지역인 아이오와·오하이오·인디애나 등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표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달 10일 1차 보복 당시에는 석탄·천연가스·석유·자동차 등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자금을 지원한 기업가를 겨냥해 10~15%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박상수 충북대 교수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추가관세는 다중 포석”이라며 “트럼프의 핵심 표밭을 노리는 한편 지난 2020년 1월 미·중 1차 무역합의를 체결한 뒤 정권교체로 흐지부지됐던 당시 중국의 농산물 구매 약속을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상무부는 티콤(TCOM)과 S3에어로디펜스, 스틱러더(Stick Rudder), 텔레다인 브라운 엔지니어링(Teledyne Brown Engineering) 등 미국 방산업체 10곳을 관련 법률에 따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추가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과 수출입 및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가 이날부터 금지된다.
또 중국 상무부는 이날부터 미국 로보틱스 기업 레이도스(Leidos), 군함 설계 용역업체인 깁스 앤 콕스(Gibbs&Cox) 등 15개 기업에 대해 핵심 광물 등 민간용과 군용으로 동시에 쓸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더해 지난달 4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렸던 미국 바이오기업 일루미나에 유전자 시퀀서 수출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대미 보복 조치를 발표하던 시간에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러우친젠(婁勤儉) 전인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과 함께 평등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길 희망한다”고 협상을 촉구했다.
한편 중국해관(관세청 격)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통나무에서 해충이 검출됐으며, 미국산 대두에서 맥각균과 코팅제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해생물의 유입 방지 및 소비자 건강 보호를 위해 미국산 원목 수입과 관련 회사 3곳의 대두 수입 자격을 일시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 상무부는 이날 오후 미국산 광섬유가 덤핑관세를 우회해 판매한 혐의가 있다며 조사에 들어간다고 통지했다. 또 국무원신문판공실은 이날 '중국의 펜타닐 유사 약물 관리' 백서를 발표해 펜타닐 관련 약물을 마약류와 동일하게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펜타닐 백서까지 이날 중국은 총 여섯가지 조치를 발표하며 지난달 1차 보복보다 범위를 넓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