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무역대표부(USTR)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미국은 LNG 수입이 많은 한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의 국가들이 장기 구매를 전제로 개발 단계부터 사업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달 방미 기간 중 참여 의향을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극해 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쇄빙선 건조에서부터 대량의 철강재가 필요한 송유관 건설까지 한국 기업의 참여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또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미국발 통상 압력을 완화하는 데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 알래스카 남부 터미널에서 한국까지 소요되는 이동 기간은 7일 정도다. 반면 현재 중동산 LNG를 한국으로 끓여 들어오는 데는 30일 정도가 걸린다.
일각에서는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약 450억 달러(약 64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서다. 안 장관은 "앞으로 실무협의체에서 구체적으로 검토 후 입장을 내겠다"면서도 "한국이 참여할 수 있다면 안보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안 장관은 또 "지난달 26~28일 미국 방문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협의체를 가동하게 됐다는 점"이라며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논의 때는 대화 채널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하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여러처가 다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산업부 주도 하에 외교부·국방부 등 범부처가 참여하고, 미국은 미국무역대표부(USTR) 뿐만 아니라 재무부·상무부 등이 협의체에 들어온다. 빠르면 통상본부장이 미국을 찾아 이번 주부터 대면 협의를 진행한다.
이번 방미에서 안 장관은 한국이 중국의 우회수출 통로로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미국 측의 우려를 해소하려고 노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안 장관은 "2023년엔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큰 무역적자를 봤다고 설명하자 트럼프 행정부 측이 놀라워했다"며 "1기 트럼프 행정부 때 중국이 한국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였던 상황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