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목표 5% 확정… 치안예산 증가율 7.3% 국방비 7.2%보다 높아

5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25년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입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5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25년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입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중국 정부가 내수 부진과 미국과 관세전쟁에도 불구하고 2025년 경제성장률 5%라는 야심 찬 목표를 발표했다.

5일 중국 국무원(정부) 리창 총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인 2880명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중국의 의회격) 대의원 앞에서 올해 정부업무보고를 발표하며 이같은 성장 목표를 밝혔다. 리 총리는 5% 성장 목표가 "취업을 안정시키고, 위험을 방지하며, 민생을 개선하는 데 필요하며, 중장기 발전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25년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창 중국 총리가 정부업무보고 낭독에 앞서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25년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창 중국 총리가 정부업무보고 낭독에 앞서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

리 총리는 중앙정부의 예산 적자율을 GDP의 4%로 제시하며 더욱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예고했다. 그는 “올해 적자율을 지난해보다 1% 높인 4%로 정해 적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1조6000억 위안(약 321조원) 증가한 5조6600억 위안(113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획기적으로 늘이겠다는 신호다.  

올해 물가상승률도 지난해 3%에서 2%로 낮췄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내수 부진과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인한 디플레이션 압력이 낮지 않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미국의 관세 압박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60%까지 부과된다면 5% 성장은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전 IMF 중국 총재를 역임한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5% 성장 목표는 점점 더 적대적인 외부 환경을 배경으로 중국 경제의 순환적 구조적 약점을 고려할 때 정책 목표라기보다 열망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소비재 보상판매에 60조원 투입

경제 살리기 총력전에 나선 중국은 올해 업무 우선순위도 조정했다. 지난해 세 번째였던 내수진작을 최우선 순위로 앞세웠다. 리 총리는 “내수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원동력 역할과 안정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초장기 특별 국채 3000억 위안(약 60조원)을 배정해 소비재 이구환신(以舊換新, 보상 교환판매)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면세점 정책도 보완해 외국인의 중국 내 소비 확대를 추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딥시크 쇼크로 관심을 모았던 ‘인공지능 플러스 행동’도 강조했다. “‘인공지능 플러스 행동’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라며 “대형모델의 광범위한 응용을 지원하고 스마트 네트워크와 신에너지 자동차, AI 휴대폰과 컴퓨터, 지능형 휴머노이드 등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 및 스마트 제조 장비를 대대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AI와 전기차, 로봇의 결합을 촉진해 디지털 경제의 혁신 활력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되는 발언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치안예산 증가율 국방비 증가율 능가

국방비와 치안유지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날 중국 재정부가 발표한 올해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방예산은 1조7847억 위안(약 358조원)으로 2023년부터 3년 연속 7.2% 증가율을 유지했다. 사회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공공안전 예산은 올해 2428억 위안(약 48조6700억원)을 편성해 7.3%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1.4%에도 대폭 상승한 수치로 치안 예산 증가율이 국방 예산 증가율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