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찍어둔 사진에도 아비규환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고 지점 인근에선 검은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올랐고, 일부 주택에선 깨진 유리창 밖으로 내부 집기가 튕겨 나왔다. 주민들은 “살상 반경이 축구장 크기라는 포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 6일 오전 10시 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군이 발사한 폭탄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뉴스1

6일 오전 10시 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군이 발사한 폭탄이 추락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노곡리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주민이 직접 촬영한 공장의 모습. 유리창이 깨져있고, 공장 내부에는 폭탄 파편이 뒹굴고 있었다고 한다. 독자제공

6일 오전 10시 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군이 발사한 폭탄이 추락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노곡리에서 자장면집을 운영하는 이윤복(60)씨가 직접 촬영한 가게 내부 모습. 이씨는 ″내부 몰딩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을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독자제공

6일 오전 10시 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군이 발사한 폭탄이 추락했다. 노곡리에 거주하는 주민이 사건 직후 촬영한 모습. 해당 장면을 포착한 주민은 ″전쟁이 난 것 같았다.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며 불안함을 호소했다. 독자제공
이날 노곡리 노인회관은 굉음에 놀란 노인들로 가득찼다. 노곡리 노인회총무인 김종문(66) 홀리씨드버스킹 교회 목사는 “노곡리 주민이면 누구나 그 굉음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며 “깜짝 놀란 노인들이 노인회관에 20명 넘게 모였다. 평소엔 5명도 모일까 말까인데, 다들 많이 놀란 상태”라고 말했다. 일부는 폭격이 또 이어질까 두려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중상 2명, 경상 13명 등 15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의식을 잃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 환자는 없으나 다들 심각한 마음의 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천우리병원에 왼쪽어깨 파열로 내원한 30대 미얀마 국적 남성은 병원 관계자들에게 “무서워요 형님, 무서워요 형님” 이라고 말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한다. 해당 남성은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짓던 중 ‘꽝’하는 소리에 기절했다가 깨어보니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고 한다.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 6일 오전 10시 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군이 발사한 폭탄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독자제공=뉴스1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로 중상을 입은 화물차에 타고 있던 A씨(60)씨는 다행히 응급 수술을 받고 위급한 상황을 넘겼다. 의정부성모병원 관계자는 “화물차에 타고 있다가 전방 약 10m에 도로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목에 파편이 박히는 중상을 입었던 A씨는 소방서 구급차 편으로 병원에 도착한 직후 파편 제거 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로 옮겨진 상태”라고 말했다. A씨는 “차를 운전하던 중 ‘꽝’소리를 들은 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깨어보니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진 6일 오후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차에 함께 타고 있던 B씨(66)도 어깨 개방성 골절 등 중상을 입어 국군병원까지 헬기로 이송됐으며, C씨(64)는 얼굴을 다쳤다.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 TV(CCTV)에는 도로를 지나던 이 화물차 전방 약 10m에 폭탄이 떨어져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잔해가 흩어지는 아찔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때문에 화물차에 타고 있던 A씨와 B씨의 부상 정도가 현장에 있던 다른 피해자보다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