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면서 사실상 13년간 이어진 내전에 종지부를 찍은 가운데 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시티역 광장에 모인 시리아인들이 아사드 정권 붕괴에 환호하는 모습. 뉴스1
외교부는 11일 "정부는 시리아와 수교를 추진한다는 기본 방침 하에 관련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곧 국무회의에 수교안을 상정해 의결한 뒤 공식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국과 시리아의 수교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건 지난 24년 간 시리아를 철권 통치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게 계기가 됐다. 시리아 과도정부의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이끌고 알아사드 독재 정권을 몰아냈다. 그리고 과도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수교 잠정 합의에 이른 것이다.
앞서 김은정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지난달 5~7일 시리아 다마스커스를 방문해 아스아드 알 샤이바니 시리아 과도정부 외교장관 등을 면담하고 시리아 측의 수교 의사를 확인했다. 과도정부는 알아사드 정권이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북한·러시아 등과의 관계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이번 수교 잠정 합의는 한국의 외교적 지평을 한층 넓히는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른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속도감 있게 중요 외교 사안을 추진해 성과를 냈다는 의미가 있다.
여기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시리아는 1966년 수교 이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관련해 불법적인 협력을 지속하고 군사적 밀착을 이어왔다. 축출된 알아사드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수년간 서신을 주고받으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한국과 시리아의 수교가 이뤄지면 시리아의 오랜 우방인 북한에 적지 않은 충격파가 될 것이란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북한은 한국과 쿠바가 극비리에 수교 관계를 맺은 지난해 2월에도 관영 매체의 보도에서 쿠바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