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9.7㎞! 건강한 문동주, 광속구로 날아올랐다

또 시속 160㎞가 보인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22)가 올 시즌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시속 159.7㎞짜리 '광속구'를 뿌렸다. 

11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시범경기에서 역투하는 한화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11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시범경기에서 역투하는 한화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11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시범경기에서 팀이 8-0으로 앞선 6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19개. 직구 8개, 슬라이더 4개, 커브 3개, 포크볼 3개, 투심패스트볼 1개를 섞어 던졌다. 

가장 눈에 띈 건 구속이다. 문동주는 2사 후 고명준 타석에서 3구째 직구를 던졌는데, 이 공은 전광판에 시속 159㎞로 표기됐다. 4구째 포크볼로 숨을 고른 뒤 5구째 다시 선택한 직구의 구속도 시속 158㎞이었다. 양 팀 더그아웃과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졌고, 이 경기를 중계한 이택근 해설위원은 "포수 미트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고 표현했다.  

문동주는 한국 야구에 '시속 160㎞ 시대'를 연 투수다. 2023년 4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1회 1사 후 박찬호 타석에서 3구째 시속 160.1㎞의 강속구를 던졌다. KBO리그가 피치트래킹시스템(PTS)을 도입한 2011년 이후 시속 160㎞의 벽을 넘은 국내 투수는 문동주가 최초였다. 당시 TV 중계화면에 찍힌 트랙맨 데이터는 시속 161㎞,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전광판 데이터는 시속 159㎞였다.  

KBO리그는 올해 공식 구속 측정 장비를 PTS에서 트랙맨으로 교체해 전국 야구장 전광판과 TV 중계 구속을 일원화했다. 트랙맨은 일반적으로 PTS보다 구속이 더 빠르게 나온다. 이날 트랙맨 기준 문동주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60㎞, 최저 구속은 시속 157㎞였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정확한 최고 구속은 시속 159.7㎞였는데, 160으로 반올림 표기됐다"고 설명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 전광판에 찍힌 문동주의 시속 159㎞ 구속. 사진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인천 SSG랜더스필드 전광판에 찍힌 문동주의 시속 159㎞ 구속. 사진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문동주는 올 시즌 조금 더딘 출발을 예고했다. 어깨 통증으로 지난 시즌을 조기 마감한 뒤 겨우내 회복과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선 몸 상태를 신중하게 살피면서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이 과정에서 '문동주가 올 시즌 불펜에서 뛸 수도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문동주의 보직은 선발투수"라고 여러 차례 못 박았다.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짧은 이닝을 던지게 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역할은 선발이다. 4월 안에는 1군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 전에도 문동주의 6회 등판을 예고하면서 "선수 자신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 (선발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11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시범경기에서 역투하는 한화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11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시범경기에서 역투하는 한화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문동주 역시 이날 자신의 장기인 강속구를 마음껏 뽐내면서 건재를 알렸다. 정규시즌 개막 후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시속 160㎞를 넘어 개인 최고 구속까지 경신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문동주는 "정말 오랜만에 실전 피칭을 했는데, 구속보다는 건강하게 잘 던지고 내려온 점이 더 만족스럽다"며 "이제 경기 감각만 조금 더 올라오면 될 것 같다. 하루 빨리 선발로 돌아와 (팬 여러분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한 3년 차 투수 김서현도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를 앞세워 1이닝을 1탈삼진 퍼펙트로 막아냈다. 2023년 홈런왕 노시환은 4회 3점 홈런을 터트리면서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