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시범경기에서 역투하는 한화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가장 눈에 띈 건 구속이다. 문동주는 2사 후 고명준 타석에서 3구째 직구를 던졌는데, 이 공은 전광판에 시속 159㎞로 표기됐다. 4구째 포크볼로 숨을 고른 뒤 5구째 다시 선택한 직구의 구속도 시속 158㎞이었다. 양 팀 더그아웃과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졌고, 이 경기를 중계한 이택근 해설위원은 "포수 미트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고 표현했다.
문동주는 한국 야구에 '시속 160㎞ 시대'를 연 투수다. 2023년 4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1회 1사 후 박찬호 타석에서 3구째 시속 160.1㎞의 강속구를 던졌다. KBO리그가 피치트래킹시스템(PTS)을 도입한 2011년 이후 시속 160㎞의 벽을 넘은 국내 투수는 문동주가 최초였다. 당시 TV 중계화면에 찍힌 트랙맨 데이터는 시속 161㎞,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전광판 데이터는 시속 159㎞였다.
KBO리그는 올해 공식 구속 측정 장비를 PTS에서 트랙맨으로 교체해 전국 야구장 전광판과 TV 중계 구속을 일원화했다. 트랙맨은 일반적으로 PTS보다 구속이 더 빠르게 나온다. 이날 트랙맨 기준 문동주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60㎞, 최저 구속은 시속 157㎞였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정확한 최고 구속은 시속 159.7㎞였는데, 160으로 반올림 표기됐다"고 설명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 전광판에 찍힌 문동주의 시속 159㎞ 구속. 사진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그러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문동주의 보직은 선발투수"라고 여러 차례 못 박았다.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짧은 이닝을 던지게 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역할은 선발이다. 4월 안에는 1군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 전에도 문동주의 6회 등판을 예고하면서 "선수 자신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 (선발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11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시범경기에서 역투하는 한화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이날 한화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한 3년 차 투수 김서현도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를 앞세워 1이닝을 1탈삼진 퍼펙트로 막아냈다. 2023년 홈런왕 노시환은 4회 3점 홈런을 터트리면서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