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개별 개발자와 기업들이 맞춤형 AI(인공지능) 에이전트(비서)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범용 AI 에이전트를 넘어 분야별로 특화된 맞춤형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열릴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오픈AI는 개별 개발자와 기업들이 오픈AI의 AI 모델을 활용해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 ‘리스폰스 API’(Response API)를 공개했다. 기업들은 리스폰스 API를 통해 웹 검색, 파일 읽기 및 쓰기, 데이터 분석 등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다.
오픈AI 리스폰스 API 소개 화면.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오픈AI는 지난 1월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Operator), 지난 달에는 ‘딥리서치’(Deep Research) 등을 선보이며 AI 에이전트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오퍼레이터는 쇼핑, 보고서 작성 등 일반적인 일을 대신 해주는 범용 AI 에이전트, 딥리서치는 연구 및 논문 분석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달 블로그에 “우리는 이제 AI 에이전트를 배포하기 시작했고, 궁극적으로 이들은 가상 동료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언급하며 AI 에이전트 시대를 예고했다.
리스폰스 API를 통해서는 개별 기업들이 원하는 대로 AI 에이전트를 설계할 수 있다. 오픈AI는 공식 홈페이지 FAQ(자주 묻는 질문)를 검색해 고객에게 답변하는 고객 지원 에이전트, 판례를 빠르게 찾아 제공하는 법률 에이전트, 프로그래밍 관련 질문에 답을 주는 코딩 에이전트 등을 예시로 들었다.
오픈AI 외에도 최근 AI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AI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지난 1월 우버 택시 호출 등을 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AI 에이전트를 출시했고, 구글은 이달 말 제미나이 유료 사용자에게 AI 에이전트 ‘아스트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픈AI 딥리서치보다 성능이 앞선다는 홍보로 주목 받았던 중국 스타트업 모니카의 AI 에이전트 ‘마누스’도 지난 5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지난 달 CNBC 인터뷰에 따르면 오픈AI는 200만 명의 유료 기업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오픈AI는 이를 바탕으로 기업용 AI 에이전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도 오픈AI의 툴을 이용해 소규모 기업들의 매출 자료를 분석하고 청구서를 자동 생성·발송해주는 AI 에이전트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금융·법률 등 특정 영역에 특화된 AI를 개발해 B2B(기업간 거래)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스타트업들도 오픈AI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고 있다. 한 국내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오픈AI의 툴을 이용해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도 숙련된 개발 인력이 있어야 한다”며 “전문화된 영역의 AI 에이전트는 앞으로 계속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