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가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정기선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뒤 오른쪽에서부터),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앞 오른쪽에서부터),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HD현대
12일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에서 개발한 나트륨 원자로는 기존 원자로보다 안전성이 높으면서 핵폐기물이 40%가량 적다. 협약식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HD현대의 제조업 분야 경험과 기술력이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 상업화를 가속하고 글로벌 SMR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HD한국조선해양이 공개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추진 컨테이너선 모델. 사진 HD한국조선해양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은 글로벌 SMR 시장이 지난해 60억 달러(약 8조7000억원)에서 2030년 71억4000만 달러(약 10조4000억원)로 커질 거라고 내다봤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바다 위 원자로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0년 한국전력의 자회사 한국전력기술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해상 SMR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덴마크의 SMR 개발사 시보그와 해상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를 공동으로 개발해 2028년까지 상용화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출상담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수력원자력 부스에서 초소형 모듈 원전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뉴스1
다만 SMR 선박 시장이 열리기 위해선 국제적 합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가 대표적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핵폐기물 처리 방법부터 자국 내 원자력 선박의 입항 허용 등 국제적 합의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 많다”라며 “SMR 추진선 상용화엔 기술적 문제보다는 정치·사회적 문제가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