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하는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가운데). AFP=연합뉴스
노보아 대통령은 지난 11일 저녁(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에콰도르 당국과 미국 군 용병업체 ‘블랙워터’(Balckwater) 간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우리는 마약 테러범을 근절하고 불법 조업 행위를 차단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휴전은 없으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블랙워터 창립자인 에릭 프린스(55)와 함께 앉아 대화하는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을 함께 올렸다.

블랙워터 창립자인 에릭 프린스(왼쪽)과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사진 SNS 캡처
블랙 워터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이 창설한 미국의 대표적 민간 군사 기업으로 이라크 전쟁 직후 미 정부 요인 경호·병참 등 군사 용역 계약을 맺으면서 유명해졌다.
프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인물로, 최근 미국 공화당과 연계된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프린스와의 협정 조건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블랙 워터는 미국이 이라크전을 치르던 지난 2007년, 이라크 민간인 17명을 무차별 살상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블랙워터의 현지 책임자가 사건 수주전 국무부 현장조사에서 조사단장에게 살해 협박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블랙워터 직원들이 기소되기도 했는데, 4명은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사면됐다.
프린스는 2017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 비밀채널을 구축하려 했다는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2019년과 지난해에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블랙워터와 프린스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도 노보아 대통령은 트럼프 측근과의 연대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치안 강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려는 의도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관측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제기된다.
보궐 대선에서 승리해 2023년 11월 취임한 중도우파 성향의 노보아 대통령은 '정계 라이벌' 좌파 루이사 곤살레스 시민혁명운동(RC) 당 대표와 다음 달 13일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달 1차 대선 투표에서 박빙 승부를 펼쳤다.
세계 최대 마약 코카인 생산국으로 알려진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 있는 에콰도르는 최근 수년 새 영향력 확장에 나선 카르텔들의 ‘격전지’로 변했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노보아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내리고 갱단 소탕 작전을 펼치고 있으나 유혈 충돌 및 범죄율을 줄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