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정동환 교수(왼쪽 세 번째)가 현지 의료진과 함께 몽골 최초 복강경 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13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몽골 국립 제1병원은 지난 달 22일 몽골 최초로 기증자의 간을 복강경으로 절제하는 고난도 수술에 성공했다. 간경화를 앓던 어머니 엥흐멘드(41) 씨에게 아들 갈바드라흐(25) 씨의 간을 이식했다. 이 수술에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ㆍ간담도외과 정동환, 강우형 교수가 참여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0년부터 몽골 국립 제1병원의 외과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192명을 초청해 교육했다. 2011년부터는 19차례에 걸쳐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214명을 현지에 파견하고 간이식 진료·수술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진 수술을 시행했다. 생체간이식 분야 세계적 대가인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는 2011년 몽골 최초의 생체간이식에 직접 참여하는 등 총 20차례 몽골을 방문했다. 그 결과 몽골 국립 제1병원은 몽골 내 다른 병원들에게 간이식을 전수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아시아 저개발국 의료자립 프로그램인 ‘아산 인 아시아(Asan-in-Asia)’ 프로젝트가 빚어낸 결실이다. 1950년대 중반 미국 미네소타 의대가 한국 재건을 위해 무상 의료 교육 프로그램인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근대 의료의 기틀을 마련한 것처럼, 한국이 받은 혜택을 다른 아시아 국가에게 돌려주자는 의미에서 2009년 시작된 사업이다.

몽골 최초 복강경 간 절제술 성공을 기념하며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과 현지 의료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지 의료진의 서울아산병원 연수,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현지 수술 집도와 수술 환자 관리, 독자적인 간이식 운영을 위한 시스템 정착 등 3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현지에 부족한 장비를 지원해 의료 환경을 개선했고, 간이식 전수에 소요되는 비용도 모두 아산사회복지재단 서울아산병원이 지원했다.
2010년 6월부터 몽골 국립 제1병원 의료진의 서울아산병원 연수가 시작됐다. 2011년 9월에는 20명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현지 병원을 찾아 몽골 최초의 생체간이식에 성공했다. 2014년 2월에는 소아 생체간이식 수술을 현지 의료진과 함께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몽골 국립 제1병원은 2015년부터 독자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집도하기 시작했다. 현지 의료진이 자체적으로 수술을 진행할 때 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화상전화 등을 통해 수술 시 주의사항, 환자 관리 방법 등을 제공했다.

몽골 최초 생체간이식을 마친 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과 현지 의료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동환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단순히 간이식 술기를 전수한 것을 넘어 서울아산병원만의 간이식 진료 및 수술 시스템을 현지에 이식하고 몽골 병원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도록 기반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