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나무 재선충병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경남 김해시는 한림면 금곡리 일대 38.8ha 면적 산림의 모든 소나무를 베어내고 편백 등으로 바꾸는 수종 전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수종 전환사업 대상지. 사진 김해시
경남 김해시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산림의 소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아예 다른 나무로 바꿔 재선충 피해를 막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감염목 5배 폭증 김해시, 소나무 쳐낸다
김해시가 이런 작업에 나선 건 ‘소나무 불치병’으로 불리는 재선충 감염이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크기 약 1㎜의 재선충은 소나무에 기생하며 수분ㆍ영양이 지나는 관을 막아 나무를 말라죽게 한다. 감염되면 나무 위쪽에서부터 잎이 마르고 단풍이 든 듯 불그스름하게 변하며 가지가 아래쪽으로 처진다. 감염된 나무의 고사율은 100%다.

재선충을 확대한 모습. 재선충의 실제 크기는 약 1mm로,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을 통해 소나무 사이를 옮겨 다닌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양분이 이동하는 수관이 막혀 100% 고사한다. 사진 산림청
한 그루만 감염돼도 주변 세 그루 손봐야
김해시 관계자는 “재선충은 소나무에만 기생한다. 이에 소나무를 베어내고 수종을 바꾸는 작업을 벌이는 것”이라며 “하반기엔 한림면을 포함해 생림면 등 80㏊ 면적 소나무를 다른 나무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20일이면 20만 마리… 전국이 재선충 몸살

지난해 11월 경남 밀양시 무안면 한 야산에서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베어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뉴스1
각 지자체와 산림청의 말을 종합하면 이런 확산세는 재선충의 왕성한 번식력과 온난화 현상이 맞물리며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재선충은 암수 1쌍이 20일이면 20만 마리까지 늘어날 정도로 번식 속도가 빠르다. 재선충의 크기는 1㎜ 정도로 작아 솔수염하늘소 등을 매개충을 통해 소나무 사이를 옮겨 다닌다. 고온 현상에 이들 매개충이 조기 우화(번데기가 날개 있는 성충이 되는 것)하면서 활동 기간이 길어져 재선충 감염이 급속히 늘어나는 것이란 추정이다.
지자체 “특별재난 지역 지정을”

지난 7일 경북 포항에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 방제현장 맞춤형 임업 기계장비 실연회'가 열리고 있다. 산림청이 주관한 실연회에서는 안전하고 신속한 방제가 가능한 고성능 입목 절단기인 '트리펠러'가 선보였다. 사진 산림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