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이상 사업체에 다니는 상용 근로자의 지난해 연봉이 초과급여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7000만원을 넘었다. 상용 근로자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계약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2024년 사업체 임금인상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00인 이상 사업체 상용 근로자의 연 임금총액은 지난해 7121만원으로, 2023년(6968만원) 대비 2.2%(153만원) 올랐다. 연 임금총액은 초과 급여를 제외하고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정액·특별 급여)을 연간으로 환산한 금액이다.

300인 미만 기업의 지난해 임금 총액은 4427만원으로 전년 대비 3%(131만원) 올랐지만, 300인 이상 기업 대비 임금 수준은 62.2%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확인된 셈이다. 경총은 이를 두고 2022년(61.5%), 2023년(61.7%)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2020년(64.2%)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아 임극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업종별 임금 총액을 보면 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전기·가스·증기업’이 887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 업종이 금융·보험업(8천860만원)을 앞선 건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전년 대비 임금총액 인상률도 ‘전기·가스·증기업’ 업종이 1위(7.4%)로 나타났으며, 광업(5.4%), 협회‧기타서비스업(4.1%) 순으로 인상률이 높았다.

반면 지난해 임금총액 인상률이 가장 낮은 업종에는 부동산업(1.2%)이 꼽혔다. 연 임금총액 최하위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으로, 3084만원으로 집계됐다. 1위 업종과는 5786만원의 임금 격차가 발생했다. 사업시설‧지원‧임대업(3314만원), 부동산업(3788만원)도 연 임금총액 하위 업종으로 나타났다.


상승세를 보이는 임금총액과 달리 노동생산성은 이를 따르지 못한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4.4달러로, OECD 38개국 중 33위에 그쳤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노동시장에서 근로시간이 단축되며 실질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생산성은 그만큼 향상되지 못했다”며 “생산성 제고를 위해 노사 모두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