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은 각 동물의 개성과 생명력을 담은 초상 사진을 통해 관람객이 자연과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사진은 전시관 내부 모습.
조엘 사토리는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고 기록하는 일은 결코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위대한 프로젝트의 목표이자 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환경의 변화, 서식지의 훼손, 식용으로 소비되거나 야생 밀매로 사라져가는 동물들에 대해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 조엘 사토리는 전 세계 20만여 종을 모두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관람객은 조엘 사토리의 렌즈를 통해 하나의 생명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한 의무도 느낄 수 있죠.

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는 초식성 유대류 코알라는 모피 때문에 남획되며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보호되고 있다.

1980년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붉은늑대는 현재 약 70여 마리가 야생에, 200여 마리가 동물원에 살고 있다.
전시는 '2100년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종의 절반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의 섹션으로 이어집니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렌즈를 노려보는 붉은늑대의 강인한 모습이 관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죠. 멸종위기 '위급' 판정을 받은 붉은늑대는 본래 북미 대륙이 주 서식지였는데요. 유럽인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늑대 서식지가 농경지나 목초지로 변했고, 늑대의 먹이가 되는 동물들 수도 급감했죠. 어쩔 수 없이 가축을 잡아먹게 된 붉은늑대를 사람들이 학살하면서 1920년대쯤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어요. 1980년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붉은늑대는 현재 약 70여 마리가 야생에, 200여 마리가 동물원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됐죠. 『서유기』 주인공 손오공의 모델로 알려진 황금들창코원숭이도 멸종위기예요. 커다란 눈과 살짝 벌린 입이 마치 놀란 아기와도 닮은 황금들창코원숭이는 판다·래서판다와 함께 중국에서 3대 보호동물로 지정될 만큼 희귀하고 또 많은 관심을 받죠. 해발고도 3000m의 고지대 삼림과 티베트에 소수만 남아있는 이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에 비해 청결하기로 유명하다고 해요.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작가로 30여 년간 활동한 조엘 사토리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기록 중이다. 아기 표범과 함께한 조엘 사토리.
다음 섹션 '포토아크 작업에 평범한 날은 없습니다'는 쉽지 않은 사진 작업 과정을 보여주죠. 조엘 사토리는 "동물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작고 재빠른 동물을 위해 소프트박스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동물들을 진정시키고, 안전하게 가두어 두는 동시에 사진 배경으로의 역할 또한 톡톡히 해낸다"라고 촬영 과정을 설명했죠. 조명을 테스트하고 사진·비디오카메라를 준비한 뒤에야 비로소 주인공인 동물들이 촬영장에 입장할 수 있다고 해요. 베일드카멜레온 사진 역시 소프트박스를 이용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렌즈 앞에 서 있는 베일드카멜레온의 놀란 표정이 관람객을 미소 짓게 합니다. 예멘·사우디아라비아가 있는 아라비아반도에서 자생하는 카멜레온인 베일드카멜레온은 수컷의 경우 코부터 꼬리 끝까지 길이가 43~61㎝에 이르죠. 암컷은 더 짧은 편이고요. 수컷과 암컷 모두 머리에 투구가 있는데, 이 투구는 성장할수록 더 커져 다 큰 것은 약 5㎝에 이른다고 합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황금들창코원숭이는 판다·래서판다와 함께 중국 3대 보호 동물이기도 하다.
'우리가 한 종의 동물을 멸종위기에서 구해 낸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구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섹션에서는 보호단체들의 노력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 종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북아메리카에 사는 검은발족제비는 한때 개체 수가 18마리까지 줄어들었지만, 현재는 대초원의 넓은 지역에 분포됐을 만큼 번식에 성공했어요. 원래 서식지에서 사라져버린 멕시코 회색늑대 역시 미국 남서부 지방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자이언트 판다도 개체 수를 늘려가고 있죠. 이 섹션에는 우리가 동물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프리카표범 사진이 전시돼 궁금증을 자아내는데요. 표범은 개체 수가 많아서 동물원에 많은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아서 동물원에 있는 거라고 해요. 즉, 사람들이 계속해서 동물원에 표범이 남아있도록 만든 것이죠. 몇 남지 않은 멸종위기 동물들이 동물원에 남아있는, 조금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식육목 개과 포유류로 멸종위기 관심필요 단계인 북극여우는 북유럽·러시아 등에 서식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김다훈 매니저는 "이미 멸종했거나 이번 세기를 끝으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르는 멸종위기 마지막 생존자들의 모습까지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사진 전시가 아니라, 각 동물의 개성과 생명력을 담은 초상 사진을 통해 관람객이 자연과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해주며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일깨울 수 있을 것이에요"이라고 전했어요.

플로리다퓨마는 개발에 따른 서식지 상실, 차량 충돌로 인한 사고사 등으로 야생에 약 18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기간: 4월 20일까지
장소: 서울 송파구 잠실로 209 소피텔 건물 3층 MUSEUM209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 마감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공휴일 정상운영)
입장료: 청소년·어린이 1만2000원, 성인 1만5000원
장소: 서울 송파구 잠실로 209 소피텔 건물 3층 MUSEUM209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 마감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공휴일 정상운영)
입장료: 청소년·어린이 1만2000원, 성인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