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서 아이디어 얻어”…탈모 화장품 특허 세계 1위 기록한 한국

한국의 탈모 관련 화장품의 특허 출원 건수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동의보감 등 고서(古書)나 전통 약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탈모 관련 화장품을 만들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4 미용의료기기 박람회'에서 탈모 치료 의료기를 시연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4 미용의료기기 박람회'에서 탈모 치료 의료기를 시연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탈모 특허 출원 비중 42.9% 

17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23년까지 22년간 한국과 미국·중국·유럽·일본 등 주요 나라 탈모 화장품 특허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특허 출원 비중이 42.9%(576건)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일본 20.2%(272건), 미국 17.2%(231건), 중국 8.9%(119건), 유럽 7.7%(104건) 순으로 나타났다.

특허 출원인을 보면 바이오 소재 전문기업인 ㈜케어젠이 115건으로 1위, 화장품 전문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2위(72건)를 차지했다. 또 LG생활건강이 25건으로 4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 기업 3곳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성분 유형별로는 ㈜아모레퍼시픽이 천연물 분야 1위(40건), ㈜케어전이 바이오 물질 분야 1위(115건)를 각각 차지했다.

탈모 화장품은 두피나 모발에 주로 사용되는 기능성 제품으로 혈액순환 개선, 호르몬 조절 등을 통해 탈모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세계 탈모 화장품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31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본초강목 등 고서 등에서 아이디어 

탈모 화장품의 유효 성분은 주로 의약품과 유사한 기초 연구 과정을 통해 발견된다. 하지만 일부는 동의보감·본초강목 등 고서나 전통 약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되기도 한다. 이런 유효성분은 유형에 따라 천연물, 바이오 물질, 합성(화학) 물질로 구분된다. 천연물은 동·식물 등 천연재료에서 추출한 물질로 한약재 추출물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오 물질은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개발된 단백질·효소 등의 물질이다.


한 여성이 샴푸를 뿌리고 있다. 중앙포토

한 여성이 샴푸를 뿌리고 있다. 중앙포토

 
실제 화장품 전문기업 A사는 동의보감과 한국본초도감에서 선별한 인삼 등 약재 발효물이 포함된 탈모방지 성분으로 한국·일본·중국에서 특허를 받고, 이를 활용한 샴푸와 에센스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또 B사는 동의보감에서 착안, 백하수오 등 약초에서 추출한 물질이 담긴 탈모 화장품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국내 C대학 연구팀은 쥐눈이콩(서리태)을 유산균으로 발효시키면 탈모 예방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해 특허를 받았다. 쥐눈이콩에는 항산화 물질이 일반 콩보다 4배 더 함유돼 있다고 한다.

특허청 임영희 화학생명심사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탈모 화장품 시장이 블루오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우리 기업이 세계 탈모 화장품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