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시·도당 및 당원협의회 2025주요당직자 연수에서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서울과 경기 등 전국 16개 지역구의 조직위원장을 임명했다. 공석인 25곳을 채우겠다고 지난 1월 공고를 냈지만, 두달 간 면접과 논의 끝에 목표의 3분의 2만 채울 수 있었다. 조직위원장은 개별 당협에서 추인절차를 거쳐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되는데, 만약 조기 대선이 열리면 지역 단위에서 선거운동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대선의 승부처가 될 수도권에선 목표로 한 15곳 중 6곳이 보류 지역으로 남았다. 공석인 서울 강북갑·구로을과 경기 오산·의정부을·평택을은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8~19%포인트 차이로 민주당 후보에게 뒤진 열세 지역이었다. 중원 벨트인 충청에선 공모한 4곳 중 충남 천안갑을 제외한 대전 동·유성갑과 충남 천안병도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임명이 보류됐다.
면접을 진행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관계자들은 “괜찮은 지원자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가뜩이나 총선서 수차례 패배한 열세 지역구의 조직위원장 공모인데다 12·3 계엄 후 야권이 정국을 주도하자 도전하는 인력풀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었다. 한 조강특위 위원은 “면접장에서 전과 이력에 대해서도 ‘죄를 지은 게 없다’고 주장한 지원자도 있었다”며 “출마와 낙선을 반복하는 상습 출마자도 제외하다보니 경쟁력 있는 지원자가 충분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당에서도 “해볼만 하다”고 판단한 지역에는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보류 지역으로 분류됐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황희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1.6%포인트 격차로 패배한 서울 양천갑에는 6명이 넘는 후보가 몰렸다. 조수진·정미경 전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낸 송영훈 변호사가 주요 도전자였다. 조수진·정미경 전 의원은 22대 총선 때도 양천갑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서 맞붙은 사이다. 조직위원장 임명을 두고 후보간 경쟁이 과열되자 조강특위선 “특정인을 임명하면 오히려 당 화합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결국 당 지도부도 양천갑 조직위원장 임명을 포기했다.
국민의힘은 조강특위 마무리와 함께 시·도당 연수를 병행하며 열릴 수도 있는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조직 정비를 이어가고 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 시·도당 및 당원협의회 주요당직자 연수’에서 “대한민국 지금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명운을 걸 선거가 올지도 모르겠다”며 “2022년 대선을 치를 때 똘똘 뭉쳤는데 0.74%포인트 밖에 못 이겼다. 다시 한번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