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 지분 인수…美 함정 시장 정조준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위치한 오스탈 조선소 전경. 사진 한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위치한 오스탈 조선소 전경. 사진 한화

한화가 미국 군함을 건조하는 호주의 글로벌 방산 기업 오스탈의 지분을 인수했다. 오스탈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미 해군 함정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는 17일(현지시간) 호주 현지 법인을 통해 호주의 방산 기업 오스탈의지분 9.9%를 1687억원에 매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여기에 더해 오스탈 지분 9.9%에 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도 추가로 체결했다. 한화는 또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지정된 오스탈에 투자하기 위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에 지분 총 19.9%에 대한 투자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는 지난해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9430억원)에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었다. 하지만 오스탈 경영진 반대로 무산되자 지분 투자로 뱡향을 바꿨다. 한화가 FIRB 등 감독기관의 승인을 받으면 최대 주주 타타랑벤처스(17.1%)에 이어 주요 주주에 오른다.

한화의 오스탈 지분 인수는 미 해군 함정 시장 진출을 앞두고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와 캘리포니아 등 2곳의 조선소에서 함정을 건조해 미 해군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1위(점유율 40~60%)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가 오스탈을 통해 미 국방부와 해군 등 현지 관계기관과 네트워크를 강화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가 미 해군 함정 시장에 뛰어들면 상선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다변화 할 수 있다. 지난해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부 매출은 1조527억원으로 전체 매출(10조7760억원)의 9.8%였지만, 영업이익은 1258억원으로 전체(2379억원)의 52.9%를 차지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 해군은 2054년까지 364척의 새 군함을 도입하기 위해 1조750억 달러(약 1600조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담당 사장은 “전략적 투자자로서 오스탈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고, 조선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전 세계 방위·조선 산업에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오스탈과의 성공적인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