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교육장에서 만난 이재명-이재용 “기업·정부 공공외교 협력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앞서 마중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앞서 마중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청년 대상 소프트웨어 교육 현장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이 회장에게 “정부로선 한계가 있으니 기업 등 민간이 협력해 공공외교 역량을 강화하자”는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사피) 멀티캠퍼스에서 만났다. 이 회장은 1층 로비에서 이 대표를 기다리다가, 이 대표가 도착하자 먼저 걸어나가며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이 대표도 이 회장의 손을 맞잡고 반갑게 인사하며 “왜 나와 계세요. 고생 많으십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이 대표가 공식적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환담장으로 이동한 이 회장은 “정말 바쁘신 일정에 사피를 방문해주신 이재명 대표님과 민주당 의원님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사피를 간단하게 소개드리자면, 삼성의 소프트웨어 역량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청년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믿음으로 이끌고 왔다”고 설명했다.

사피는 삼성전자가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1년 동안 코딩 교육 등 취업지원을 제공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30세 미만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멀티캠퍼스 역삼 SSAFY 서울캠퍼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환담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멀티캠퍼스 역삼 SSAFY 서울캠퍼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환담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 대표는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되고, 삼성이 잘 돼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이 잘 된다”고 화답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이 격화한 세상에서 대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모두를 위한 삼성이 되시길 바란다. (삼성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교육장을 둘러보고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 일정을 통해 직접 청년들을 만나기도 했다. 한 교육생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자 이 대표는 “제가 첫 번째 고객 될 것 같다. 뉴스를 제공하는 국가별 언어가 다를텐데 이를 동시에 분석하나”라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른 교육생이 이 대표를 향해 AI 성장 정책에 대해 질문하자 이 대표는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전제 하에 정부가 직접 투자에 참여해야 한다”며 “삼성이 잘 하고 있지만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투자가 많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를 함께하고 과실을 나누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 손뼉을 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 손뼉을 치고 있다. 뉴스1

이날 양측은 트럼프발 위기 등 통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공공 외교 차원에서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공식 간담회 일정이 종료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공공 외교가) 정부 차원에서만 접근하기에 한계가 있어 정부, 기업, 협의회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 외교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에 대해 이 회장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안, 주 52시간 예외 조항으로 논란이 된 반도체특별법(제정안) 등 최근 현안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조 수석대변인은 해당 법안들에 대해 “반도체법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 제외한 나머지 지원 패키지 법안을 빨리 통과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저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이와 관련해 두 사람(이 대표와 이 회장)이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