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전화통화로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에너지 관련 부분에서 일시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아주 좋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 홈페이지 성명에서 “양측이 에너지 관련 부분 휴전에 동의했으며 이를 흑해 연안 휴전 및 전면 휴전 논의로 확장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정보 지원은 이어가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 및 정보 지원이 계속될 것이란 확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정보 공유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력 공급망과 원자력 발전소를 거론했다. 그는 “미국은 전력 및 유틸리티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원전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과 왈츠 보좌관은 “미국의 발전소 소유가 해당 시설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 에너지를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5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서 러시아 군인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생 전 4곳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15기의 원자로를 가동했다. 이 중 6기의 원자로를 운영하는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력의 약 20%를 공급했다. 현재는 러시아가 점령한 채 발전이 중단됐다.
미국이 자포리자 원전에 관심을 갖는 건 두 나라가 맺으려 하는 광물 협정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광물협정엔 광물을 추출하고 가공하는 것도 포함된다”며 “여기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자포리자 원전이 그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신재민 기자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푸틴 대통령과 에너지 인프라 부문 휴전에 합의한 것엔 경제적 실익을 노린 트럼프 대통령의 장사꾼 본색이 드러난 거란 분석이 나온다. 미 정치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 억지와 에너지 인프라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저변엔 우크라이나 광물 개발에 대한 포석이 깔렸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가동이 중단된 상태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모습. EPA=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NYT는 “러시아는 서방 경제 제재 해제 등을 원전 반환 조건으로 내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전 논의중에도…러·우크라, 에너지 시설 공격

19일(현지시간) 포로 생활 3년 만에 러시아에서 석방돼 우크라이나에 돌아온 안드릴 오렐이 우크라이나 모처에서 마중 나온 애인 알리오나 스쿠이비다를 만나 포옹하고 있다. 해병대원인 오렐은 결혼을 앞둔 지난 2022년 4월 마리우폴 공방전 중 포로로 잡혔다. 이들 옆에 군 관계자가 생일을 축하하는 케이크를 들고 있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부분 휴전에 따라 175명씩 포로를 교환했다. EPA=연합뉴스
한편 양측은 이날 상대 국가에 억류됐던 175명의 군인도 교환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 “긴급한 의료지원이 필요한 우크라이나 군인 22명이 우크라이나에 인도됐다”고 말했다. 양측의 포로 교환은 사전에 약속된 것으로 아랍에미리트(UAE)의 중재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