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프로야구 오늘 팡파르… 선발 모두 외국인
10개 구단이 모두 외국인 투수를 개막전에 내세운 건 2017년 이후 8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10명 중 KBO리그를 이미 경험한 ‘구관’이 5명, 처음 한국에 온 ‘신관’이 5명으로 정확히 반반이다. KBO리그는 지난 시즌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올해도 벌써 심상치 않은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8일 끝난 시범경기에 경기 평균 7661명이 찾아 종전 최다 기록(2012년 7470명)을 다시 썼다. 42경기에 입장한 총 관중은 32만1763명. 지난해 46경기 관중(22만7329명)보다 41% 늘었다. 지난 9일에는 역대 시범경기 최초로 일일 관중 7만 명을 돌파(7만1288명)해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삼성 아리엘 후라도

후라도는 지난해 키움의 개막전 선발 투수였다. 올해는 삼성 소속으로 다시 개막전 마운드를 밟는다. 얄궂게도 첫 등판 상대가 친정팀이다. 그는 지난 두 시즌 연속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평균자책점 2.91(5경기)로 잘 던졌다. 삼성이 그를 영입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
키움 케니 로젠버그

키움은 올해 외국인 선수 세 자리 중 둘을 타자로 채웠다. 외국인 투수가 한 명뿐인 팀은 키움이 유일하다. 로젠버그는 젊은 유망주로 가득찬 키움 선발진에서 에이스 이상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KBO리그 첫 시즌부터 어깨가 유독 무겁다. 그는 영화 ‘스파이더맨’의 명대사를 인용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며 각오를 다졌다.
LG 요니 치리노스

치리노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75경기에서 35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한 베테랑이다. 제구력이 좋고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 긴 이닝을 책임진다. 시범경기 성적(8이닝 9피안타 5실점)은 썩 좋지 않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그를 굳게 믿는다. “좋은 선발투수의 요건을 많이 갖췄다. 1선발 역할을 해내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롯데 찰리 반즈

반즈의 별명은 ‘좌승사자(좌완+저승사자)’다. 올해로 4년째 롯데와 동행하고 있다. 2022년 12승 평균자책점 3.62, 2023년 11승 평균자책점 3.28, 지난해 9승 평균자책점 3.35로 활약했다. 올해 시범경기에 딱 한 번 등판했는데, 4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았다. 김태형 감독은 고민 없이 반즈를 1선발로 내세웠다.
KIA 제임스 네일

지난해 통합 우승팀 KIA의 에이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2.53)에 올랐고, 한국시리즈 1·4차전에 선발 등판해 연속 호투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KIA에 남아 통합 2연패 도전에 앞장선다. 이범호 KIA 감독은 두 외국인 투수를 놓고 고민하다 한국 마운드 적응을 마친 네일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NC 로건 앨런

카일 하트를 메이저리그로 ‘역수출’한 NC는 왼손 투수 로건으로 그 빈자리를 채웠다. 로건은 구속보다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피네스 피처’다. 빅리그 통산 45경기(선발 15경기)에 등판했고, 지난 시즌에도 12경기에 나섰다. 최고 시속 159㎞ 강속구를 던지는 라일리 톰슨을 밀어내고 개막전 선발 자리를 꿰찼다.
SSG 드루 앤더슨

앤더슨은 지난해 5월 대체 선수로 뒤늦게 합류했다. 그런데도 11승을 올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삼진 잡는 능력이 뛰어나다. 9이닝당 탈삼진 수가 12.29개. 역대 최소 이닝 100탈삼진 기록(65이닝)도 남겼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선 5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흔들렸지만, 시속 150㎞대 강속구의 위력은 여전하다.
두산 콜 어빈

어빈은 신입 외국인 투수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고, 2021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10승 고지도 밟았다. 전 구단이 탐내던 선수인데 두산이 영입해 부러움을 샀다. 시범경기 성적도 좋았다. 2경기 합계 7이닝을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승엽 감독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다.
KT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헤이수스는 지난해 키움의 2선발로 KBO리그에 데뷔했다. 올해는 KT의 1선발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한다. 실력은 충분히 검증됐다. 최하위 팀에서 13승을 해냈고, 탈삼진 178개로 2위에 올랐다. 새 외국인 투수를 찾던 KT는 키움이 헤이수스와 재계약을 포기하자 재빨리 낚아챘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켜봐 달라”고 자신했다.
한화 코디 폰세

폰세는 올해 KBO리그 최장신(1m98㎝) 투수다. 지난 세 시즌을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어 아시아 야구 이해도가 높다. 시범경기에선 최고 시속 155㎞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합계 9이닝을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화의 상징적인 에이스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을 양보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 한화를 가을야구로 이끌 키플레이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