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왼쪽),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22일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 직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상, 왕이(王毅) 중국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지난 22일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개최한 '제11차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서였다.
조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4월 오사카 엑스포와 올해 APEC 정상회의를 거론하며 "3국이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이 모든 주요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지역·글로벌 차원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중·일 외교장관은 이날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올해 APEC 정상회의에 대한 3국의 협조를 약속했다. 조 장관은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글로벌 차원의 도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는 시점에서 3국이 협력하는 모습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발신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성이 22일 일본 도쿄에서 제11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뉴스1
관심을 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주 APEC 참석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거의 (참석을) 전제하고 한·중이 얘기를 나눈 느낌"이라며 "아주 오지 못할 돌발 상황이 생기지 않으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일과 중국 간의 입장차는 여전했다. 조 장관은 "한·일·중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유지가 3국의 공동 이익이자 책임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의에서) 3국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북한의 도발 중단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와야 외상도 "북한의 비핵화가 공통의 목표이며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비롯해 긴밀히 의사소통하고 싶다는 점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1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뉴스1
3국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올해 의장국인 일본의 이와야 외상은 "가능한 한 조기에, 적절한 시기에 개최할 수 있도록 작업을 가속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설명했다. 홍석훈 국립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미국발 관세전쟁, 미·중 경쟁으로 외교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현 상황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조기 개최는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넓힐 수 있는 소다자 협력체로 한·중·일 협력이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3국 장관은 교류·협력 강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조 장관은 "3국이 '지속 가능한 발전', '보건·고령화', '재난구호·안전' 분야에서 공동 직면하는 과제들의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며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경제통상과 과학기술, 디지털전환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장관은 "셋으로 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라는 라틴어 격언을 인용해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두 장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장관들은 이날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 사무총장단 임기를 연장하는 의정서에도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