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복귀 확산될까…"가능성 커졌다""수업 정상화는 확실치 않아"

 

정부가 전국 의대생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이 임박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복귀 마감을 하루 앞둔 대전 건양대학교 의대 캠퍼스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가 전국 의대생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이 임박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복귀 마감을 하루 앞둔 대전 건양대학교 의대 캠퍼스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국 35개 의과대학이 다음 달까지 등록·복학 신청 절차를 마감한다. 지난주 관련 절차를 마친 5개 대학에서 복학 의사를 밝힌 학생이 다수 나온 가운데, 이 같은 기류가 다른 학교로 확산될 지 관심이 쏠린다.  

복귀 가능성 커졌지만…수업 정상화 전망은 엇갈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건양대·인제대 의대는 24일까지 복학 및 등록 신청을 마감한다. 서울대·이화여대·부산대·동국대는 27일, 경희대·경상국립대·인하대·전남대·조선대·충남대·강원대·가톨릭대는 28일이 복귀 데드라인이다. 다음 달 3일 마감하는 순천향대가 마지막이다. 

각 학교 관계자들은 연세대·고려대 등에서 복학 신청자가 다수 발생한 점을 들어 복귀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신청 마감일인 21일 기준 연세대와 고려대에선 학교에선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복학을 희망했으며 차의과학대(의학전문대학원)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의 복학 신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기도 내의 한 의과대학 도서관에 전공서적과 가운, 청진기가 놓여져 있는 모습. 뉴스1

경기도 내의 한 의과대학 도서관에 전공서적과 가운, 청진기가 놓여져 있는 모습. 뉴스1

 
호남권의 의대를 운영하는 한 총장은 “증원이 없었는데도 휴학을 강행한 ‘강성파’ 서울권 학생들이 입장을 바꾼 것은 우리 학교 입장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학내에서 휴학을 강행하는 강성파는 소수이라서 한 번 흐름이 바뀌면 대부분 수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수도권 의대 학장도 “학생들에게 ‘수도권 학생들이 돌아오면 너희도 올 것이냐’ 물었더니 ‘그러겠다’더라”고 했다.  


다만 수업 정상화 여부엔 전망이 엇갈렸다.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복학을 신청한 학생들은, 증원을 되돌리려면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수업 진행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반면 수도권의 한 부총장은 “복학 신청만으로는 교육이 제대로 될지 판단할 수 없다”며 “등록해서 제적만 면하겠다는 학생들은 또 수업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대부분 의대는 등록 후 수업을 오지 않으면 출석일수 미달로 유급 처리를, 미등록 상태에서는 제적 처리를 한다.  

“수업 정상화, 불이익 조치 보고 복귀 판단할 듯”

 

연세대 원주

연세대 원주

 
대학가에서는 향후 학생 보호 조치, 미복귀 학생에 대한 처분 등에 따라 복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난달 우리 학교 본과 수업에 몇몇 학생이 복귀하며 비난이 일었고, 복학생 일부가 휴학을 철회하는 일이 있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학생 보호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각 대학은 복귀 학생을 대상으로 비대면 강의, 가림막 설치 등 일시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보직 교수는 “학기 말 처리되는 유급보다는, 즉각 미등록 제적이 조치되면 학생들이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연세대는 지난 주 복학 신청 일정을 공지하며 “오는 24일 제적 대상에게 처분 예정서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종로학원은 “최근 3년 간 15개 의대 편입 경쟁률이 59.8대1을 기록했으며 향후 제적 등으로 발생한 편입 정원 증가로 지원자가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