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는 한여름, 28.5도 찍었다…3월 역대 최고기온, 기상이변?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 사흘째인 23일 헬기가 야산에 물을 뿌리며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 사흘째인 23일 헬기가 야산에 물을 뿌리며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

뜨겁고 건조한 서풍이 유입된 탓에 23일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3월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남고북저형 기압계가 형성되며 주말 사이 강하게 유입된 서풍이, 동부 산악지대를 넘으며 기온은 오르고 건조해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3일 경북 구미의 낮 최고기온은 28.5도, 대구광역시 27.9도를 기록하며 3월 기온으로는 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구미와 대구 외에도 전국 23개 지역에서 최고기온이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전국 낮 최고기온 분포. 붉은색 영역이 25~30도의 높은 기온이 나타난 지역이다. 사진 기상청

23일 전국 낮 최고기온 분포. 붉은색 영역이 25~30도의 높은 기온이 나타난 지역이다. 사진 기상청

수도권에서는 경기 이천이 25.5도, 충북 청주 26.1도, 전북 장수 23.7도까지 오르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습도도 전국에서 떨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경기 동부와 강원 중북부, 충북·전북·경북·전남·경남 등 내륙 지역의 대기 중 습도가 25% 밑으로 내려갔다. 건조특보의 기준이 되는 실효습도(목재 건조도 지수)는 경상권 지역을 중심으로 35% 밑으로 떨어져 있다.

기상청은 24일에도 동쪽 지역의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전국에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압골이 남해안을 통과하며 새벽부터 전남과 경남 서부 남해안, 제주도에 비가 내리다 그칠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남해안 1㎜ 내외, 제주도 5㎜ 내외다. 전국 최고기온은 14~25도로 23일보단 내려가겠지만, 바람이 강한 탓에 산불을 진화하기에는 악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쪽 강한 고기압 자리…저기압 지날 때마다 바람↑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 한반도 남쪽에는 강한 고기압이 자리할 전망이다. 북쪽에 주기적으로 저기압이 지나가면서 저기압이 한반도 북쪽에 위치할 때는 서풍이 강해지고 이동할 때는 상대적으로 약해지기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바람이 약했던 이유는 전날 한반도 북쪽에 자리했던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4일은 다시 서쪽에서 저기압이 유입되면서 남쪽과 북쪽의 기압차가 벌어져 바람이 강해질 전망이다. 오후 2시경 경북지역은 초속 10m대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