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유럽의 독자적 방공제압 능력은 2030년대 초반에 가능
유럽이 러시아에 대응하려고 국방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지만, 미국에 의존하던 능력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열린 파리 국방 및 전략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유럽이 적 방공망 제압(SEAD) 임무를 유럽제 미사일로 수행하는 것은 2033년에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2023년 6월 파리에어쇼에서 공개된 RJ10(왼쪽)과 TP15. MBDA
프랑스 국방부 국제 관계 전략국 소속 항공우주 전문가이자 전투기 조종사인 기욤 쿠발라 대령은 종심 타격 및 공중 우위 원탁회의에서 MBDA가 개발하고 있는 RJ10 미사일과 라팔 전투기의 개량을 통해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J10은 프랑스와 영국이 미래 순항/대함무기(FC/ASW) 프로젝트에 따라 개발하고 있는 두 가지 미사일 중 하나다. RJ10은 빠르게 목표를 타격하는 초음속 순항미사일로 개발되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적의 요격을 피할 수 있는, 높은 스텔스성을 가진 저피탐 아음속 순항미사일 TP15다. MBDA FC/ASW 프로그램 매니저 피에르 마리 벨로는 RJ10이 앞으로 개발될 프랑스 공군 라팔 F5 표준과 함께 운용할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프랑스는 1990년대 후반 AS.37 마르텔 대 레이더 미사일을 대체품 없이 퇴역시켰고, 독일을 포함한 일부 유럽 나토 파트너들은 대레이더 기반 SEAD를 위해 미국산 미국의 AGM-88 HARM 미사일 계열에 의존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토 동맹 혁신 사령관을 역임하고 있는 피에르 반디에 프랑스 해군 제독은 언론 브리핑에서 유럽이 적의 방공포대를 파괴할 수 있는 무기를 포함한 공격 능력을 재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공군 장교이자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군사 연구원인 아드리안 고르망스 중령도 SEAD 임무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히는 등 공세적 임무가 강조되고 있다.
프랑스는 2030년대 제트기를 F5 표준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F5 표준은 ‘충성스러운 윙맨’이라는 전투용 드론 운용 능력과 탈레스가 개발한 차세대 RBE2 XG 레이더 등 신기술이 추가될 예정이다.
②미 육군, 미래 전투 실험에서 다양한 무기체계 시험
미국 육군은 2020년부터 미래 전투를 위한 합동 전투 네트워크와 다영역 작전 능력을 발전시키려고 프로젝트 컨버전스라는 전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2025년 3월 프로젝트 컨버전스-캡스톤 5(PC-C5)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미 육군 외 해병대, 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동맹국이 참가했다.

무인으로 운용되는 자율 다영역 발사대 AMDL. 미 국방부
PC-C5에선 다양한 무기 체계도 시험되고 있다. 제일 먼저 주목할 것으로 무인화한 고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인 자율 다영역 발사대(AMDL)가 있다. AMDL은 직접 지원 사격 잠재력을 보여주려고 엄격한 시험 시나리오를 수행했다. AMDL의 자율 기능은 즉각적이고 정밀한 대응이 가능해 위험한 환경에서 인간 운영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전장에서 더 큰 민첩성을 제공한다.
PC-C5에서 시험한 다른 무기체계로는 공식 명칭이 알려지지 않은,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는 670이라는 미사일도이다. 670 미사일은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에 장착한 BGM-71 토우 미사일 발사기에서 운용했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서 670 미사일은 원통형 몸체 뒤쪽에 로켓 모터를 가지고 있으며, 꼬리 부분에 세 개의 팝업식 그리드 핀을 가지고 있었다. 670은 둥근 흰색 기수를 가지고 있지만, 레이돔 또는 시커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동체의 한쪽 면을 따라 최소 세 개의 뚜렷한 부분이 보이는데, 이는 모듈식 설계를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록 670의 용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육군이 최근 몇 년 동안 BGM-71 시리즈를 대체할 기존 발사기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전차 유도 미사일에 대한 옵션을 모색해 왔다. 이 밖에도 신형 무인 지상 감시 차량, 전술 재보급 드론, 돌파 및 파괴용 공병 로봇, 지상 장애물 돌파 선형 장약 드론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체계를 동맹국 군인들과 함께 평가했다. 미 육군은 프로젝트 컨버전스를 통해 2040년대를 위한 전력을 설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동맹국들도 자신들이 개발한 무인 체계를 참여시켜 시험하고 있다.
③프랑스, 폴란드제 휴대용 대공미사일 등 구매 고려
유럽연합이 1500억 유로 규모의 유럽안보행동(SAFE) 구상을 시작하면서 역내 국가 간 무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은 SAFE가 회원국들이 우선순위 역량에 중점을 두고, 유럽 방위 산업의 공동 조달을 통해 방위 투자를 즉각적이고, 대규모로 확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상호운용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강력한 유럽 방위 산업 기반을 위한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AFE 공동 조달에는 최소 두 개 국가의 참여가 필요하며, 그중 한 국가는 유럽연합 회원이어야 한다.

프랑스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폴란드의 피오룬 MANPADS. Mesko
SAFE 구상에 따라 회원국 간 무기 구매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파리 국방 및 전략 포럼에 참가한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이 프랑스가 피오룬 휴대용 대공방어 미사일(MANPADS)과 바오밥 지뢰 살포 시스템 도입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카미시 장관은 프랑스가 피오룬과 유사한 성능을 가진 단거리 방공 미사일 미스트랄을 보유하고 있지만, 더 크고 무겁기 때문에 휴대용으로 운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관은 프랑스가 피오룬을 도입하면, 기동 방공팀이 사전 지정된 사격 위치와 상관없이 공중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작전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오룬은 폴란드가 이전에 러시아제 MANPADS를 발전시켜 개발한 그롬의 개선된 버전이다. 고정익 항공기, 헬리콥터, 무인 항공기 및 기타 공중 표적을 거리 400m~6.5㎞, 고도 10m~4㎞에서 교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재 폴란드·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노르웨이·조지아 등이 도입했고, 우크라이나는 전투에 배치해 적 항공기 및 무인항공기를 요격하고 있다.
바오밥 지뢰 살포 시스템은 폴란드제 군용 트럭을 기반으로 개발한 신속 지뢰 살포 시스템이다. 차량에 탑재한 컴퓨터를 사용해 차량 속도에 따라 살포 속도를 조절해 다양한 밀도로 지뢰를 배치할 수 있다. 약 22분 이내에 최대 1800m 길이의 지뢰지대를 깔 수 있고, 지뢰 분산 범위는 30~90m다.
각 바오밥 차량엔 6개의 지뢰 발사 모듈을 장착했 고, 각 모듈앤 5개의 지뢰를 보관할 수 있는 20개의 보관통이 최대 600개의 대전차 지뢰를 배치할 수 있다. 디지털 인터페이스는 지뢰 배치를 디지털 지도에 기록하며, 데이터는 무선을 통해 상부 지휘소로 전송할 수 있다.
프랑스의 피오룬과 바오밥 도입 검토는 폴란드가 계획하고 있는 오르카 잠수함 사업을 위한 프랑스의 미끼일 수도 있지만, 역내 회원국 간 무기 공동 구매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