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은 뉴진스와 어도어의 전속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보고, 어도어가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사진 연합뉴스
소속사 어도어와 분쟁 중인 걸그룹 뉴진스(NJZ)가 이번엔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약 해지를 알렸을 때처럼 일방적으로 결정한 모양새다.
24일 어도어는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뉴진스 아닌 다른 이름으로 공연을 강행한 것과 일방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진스는 23일 홍콩에서 열린 ‘컴플렉스콘’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 21일 법원의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 불구하고, 자체로 정한 팀명인 NJZ 로고를 앞세워 어도어와 상의하지 않은 미발매 신곡 ‘피트 스톱’(Pit Stop) 무대를 꾸몄다. 피트 스톱은 경기 중 차량이 정비 공간에 들어와 타이어 교체, 연료 보충, 차량 수리 등을 하는 것을 말한다. 뉴진스로서 발표했던 히트곡은 부르지 않았다. 어도어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으로 해석된다.
무대를 마친 멤버들은 “당분간 한 걸음 물러나서 멈춘 뒤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갖겠다”며 활동 중단을 알렸다.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들다”면서도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라 믿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반드시 돌아올 것이고 그때는 정말 밝게 웃는 모습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뉴진스 지원을 위해 홍콩에 출장간 어도어 직원들은 멤버들의 이같은 발언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멤버들과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뉴진스는 어도어와의 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며 팀명을 NJZ로 바꿨다. 사진 NJZ 인스타그램 캡처
뉴진스의 행보에 엔터테인먼트 전문 박성우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법의 판결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법원이 ‘뉴진스와 어도어의 전속계약이 계속 유효하다’는 전제로 가처분 인용 판결을 한 것이라서, “어도어를 통해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어도어에서의 활동을 거부하는 것도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본안 소송(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에서 어도어가 손해배상 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 “멤버들이 제3자와 NJZ로 활동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및 제3자를 대상으로한 손해배상 청구(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 등)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디어 산업 전문가인 이용해 yh&co 대표 변호사는 법원의 인용 결정 이후 NJZ로 판매한 굿즈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공연에서 멤버들은 NJZ를 이용한 부스를 열고 자체 굿즈를 제작해 판매했다. 이 변호사는 “멤버 5인으로 자체 등록한 상표이기 이전에 뉴진스라는 브랜드로 이어지는 상표”라면서 “법원에서 뉴진스 인기에 기반한 굿즈 판매인지, 멤버들 개인의 자체 브랜드인지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어도어 측은 “유효한 전속계약에 따라 뉴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빠른 시간 안에 아티스트와 만나 미래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